[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최근 아이돌 가수들이 갑질과 사생활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과 엑소의 찬열의 이야기다. 대형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SM)에서 주력하는 두 아티스트인만큼 파장은 크다. 그동안 다수의 대중매체를 통해 올곧은 이미지로 사랑받은 이들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갑질’부터 사생활 논란까지..도덕성 비판

레드벨벳 아이린(왼쪽)과 엑소 찬열./한국스포츠경제DB.

아이린은 지난 달 22일 에디터 출신 스타일리스트 A씨의 갑질 폭로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A씨는 자신의 SNS에 “오늘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나는 이미 그녀를 만나기도 전에 전해들은 이야기만으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는데 오늘 그 주인공이 쏜 전기 침에 쏘여 말을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예인이 흥분 상태로 자신에게 삿대질을 했다며 “혀로 날리는 칼침을 끊임없이 맞고서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인간 대 인간,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 사과를 받고 싶었다”라고 했다. 레드벨벳 아이린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논란이 일파만파되자 아이린은 자신의 SNS에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고 소속사 SM 역시 “아이린의 솔한 태도와 감정적인 언행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당사 역시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아이린의 갑질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찬열은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B씨의 사생활 폭로로 도마 위에 올랐다. B씨는 찬열과 3년 간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찬열이 자신과 교제하는 중에도 약 10여 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웠으며 유튜버, BJ, 걸그룹, 승무원 등이 있다고 폭로했다.

B씨는 “제발 사람 구실 좀 해라. 이거 말고도 내가 입 열면 더 일 커지는 건 얘기 안 할게. 뭔지는 너가 제일 잘 알겠지만”이라며 “더 추잡해지기 싫어서 그간의 정 때문에 딱 여기까지만 할게.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네가 나쁜지 알았으면 좋겠어. 연락은 하지마”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SM과 찬열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B씨의 글이 매우 구체적이며 함께한 사진까지 공개해 설득력에 힘을 실어줬다는 반응이다.

■ 일종의 투명 사회..인성 리스크 어떻게 대처하나

프라다 공식 SNS에 게재된 아이린(왼쪽)과 찬열의 광고 사진./프라다 공식 인스타그램.

아이린과 찬열에 대한 논란은 광고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모델 아이린에 이어 찬열까지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9월 프라다는 아이린과 찬열을 모델로 발탁해 올 가을과 겨울 캠페인 홍보에 나섰다. 현재 프라다 측은 공식 계정에는 이들의 광고 사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앞서 뷰티 브랜드 크리니크는 아이린이 갑질 논란에 휩싸이자 포스터를 다른 이미지로 교체했고 홈페이지의 제품 이미지도 변경하며 논란에 대응했다.

비단 아이돌 뿐 아니라 연예인의 리스크는 소속된 그룹 활동뿐 아니라 광고, 영화, 방송까지 영향을 미친다.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일수록 논란에 휩싸일 시 파장이 크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활용한 익명의 폭로자가 늘어나는 추세라 연예인 뿐 아니라 소속사 차원에서도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보다 아이돌들의 사생활이나 사적인 부분들에 대한 것들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요즘 많이 강조되고 있지만 인성 관련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 역시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투명사회이기 때문에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의 호응을 얻어야 하는데 대형기획사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다 실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대중들 입장에서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불특정 다수에게 모든 정보가 다 공개되는 현대사회라는 점을 연예인 역시 인지해야 하고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덕현 평론가는 “달라진 환경이라는 점을 모든 연예인이 알아야 한다”며 “행동이나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늘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또 “일단 사건이 터지면 타당한 사과와 자숙이 필요하다. 슬쩍 넘어가는 식보다는 입장을 밝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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