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룰라 출신 고영욱이 SNS 계정을 개설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혐의로 '전자발찌 1호 연예인'으로 낙인찍힌 후 연예계 활동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SNS 계정을 개설한 것.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비난하고 나섰다.

■ 인스타그램 개설

지난 12일 고영욱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약 8년여 만에 게시글을 올렸다. 고영욱은 "안녕하세요. 고영욱입니다. 이렇게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며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 여기에 긴 글을 남길 수 없어서 인스타그램 주소를 남긴다"고 새롭게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를 공유했다.

해당 주소의 인스타그램에는 룰라 활동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글이 게재돼 있었다. 해당 글에서 고영욱은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제는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라며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함께 활동했던 신정환과 자신의 어머니가 찍힌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다. 고영욱은 "엄마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얼마 전 정환이 형이 보내 준 젊은 시절의 엄마 사진을 올려본다"며 "나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고 근황을 알렸다.

■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

고영욱 인스타그램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고영욱이 지난 2013년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처벌을 받았기 때문.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고영욱에게 징역 2년 6월,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 장치 부착 3년을 선고했다. 

2015년 7월 만기 출소한 고영욱은 지금까지 별다른 활동 없이 조용히 지내왔다. 2018년 7월에는 전자발찌를 벗었고 올해 7월부로는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만료됐다. 

출소 당시 고영욱은 "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이제부터 내가 감내해야 할 것들을 감내하면서 성실하고 바르게 살겠다"고 사과했다.

그런 고영욱이 5년여 만에 갑작스레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자 복귀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고 네티즌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함과 동시에 유튜브 활동도 예고했기 때문에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고영욱의 인스타그램은 개설된 지 하루 만에 폐쇄됐다. 현재 해당 계정에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는 고영욱 본인의 선택이 아닌 사용자 신고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의 운영 정책을 살펴보면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의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발견하면 신고해달라'고 명시돼 있다. 한때 고영욱이 자진해서 비활성화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운영 정책에 의해 차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자 고영욱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인스타가 폐쇄됐다"라며 "잠시나마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고영욱 인스타그램

물론 고영욱이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후 해당 계정에 비난만 쏟아진 것은 아니다. 고영욱을 응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피해자를 공격하며 고영욱을 옹호했고 이에 대해 고영욱은 해당 네티즌에게 일일이 "이제 확인했다. 감사하다"는 내용의 답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비난의 여론이 더욱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피해자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성범죄자인 고영욱이 다시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으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영욱이 여론의 싸늘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단순히 소통을 위한 SNS 개설이라고 했지만 후에 여론이 조금 더 잠잠해지면 조금씩 방송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이 일정 자숙 시간을 가진 뒤 케이블 방송부터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에 고영욱도 그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점에서 대중의 불안감은 높다. 하지만 SNS나 유튜브 같은 매체들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는 것은 고영욱의 의사다. 고영욱이 대중과의 소통을 계속 원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고영욱이 전자발찌를 벗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며 소통을 갈구한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앞으로 고영욱이 다시 소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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