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Mnet '프로듀스'(프듀) 시리즈에서 투표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12인의 명단이 공개됐다. 엠넷 측은 피해 연습생들에게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프듀' 시즌 3를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의 활동에 대한 대중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 '프듀' 피해자 12인 공개

지난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프듀' 시리즈를 이끌었던 메인 연출자 안준영 PD와 책임 프로듀서인 김용범 CP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보조 PD인 이모씨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안준영 PD는 '프듀'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를 받는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이날 재판부는 투표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 명단을 공개했다. △시즌1 1차 투표 김수현 서혜린 △시즌2 1차 투표 성현우 △시즌2 4차 투표 강동호 △시즌3 4차 투표 이가은(실제 최종 순위 5위) 한초원(실제 최종 순위 6위) △시진4 1차 투표 앙자르디 디모데 △시즌4 3차 투표 김국헌 이진우 △시즌4 4차 투표 구정모(실제 최종 순위 6위) 이진혁(실제 최종 순위 7위) 금동현(실제 최종 순위 8위)다.

이에 대해 엠넷 측은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피해를 입은 연습생분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저희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 연습생 및 그 가족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엠넷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 연습생분들에 대해 피해 보상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었다. 일부는 협의가 완료됐고 일부는 진행 중이다. 금번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 투표 조작 논란에도 오디션 프로그램 계속

'프듀'는 2016년 첫 번째 시즌을 선보였다. 그동안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시청자가 직접 데뷔 조를 선발하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직접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데뷔한 그룹은 데뷔와 동시에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고 국내 정상급 아이돌 그룹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인기를 누렸다.

이를 통해 CJ ENM이 벌어들인 돈도 상당하다. CJ ENM은 '프듀' 방송 이후 미디어와 음악 사업 부문 모두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프듀'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워너원의 매출이 잡힌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55.6% 상승한 사상 최대 콘서트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521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프듀' 시즌 2를 통해 데뷔한 워너원의 활동 기간 중 CJ ENM은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익은 CJ ENM과 멤버들의 각 소속사들이 나눠 가졌지만 강다니엘이나 윤지성 등의 멤버들이 CJ ENM 레이블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수입은 더욱 높다.

검찰 공소장에서도 "'프로듀스101'은 방송에 의해 최종 선발된 그룹 멤버들의 연 매출이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CJ ENM이 음악콘텐츠본부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프듀'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엠넷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왔다. 올해만 해도 엠넷은 '아이랜드' '캡틴' '포커스' '쇼미더머니9'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대중의 비난은 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아이즈원에게 쏟아졌다. 

아이즈원은 예정대로 내달 7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6일 열리는 '202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도 출연한다. 하지만 이가은, 한초원이 아이즈원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신 데뷔한 연습생에 대한 비난과 팀 해체 요구가 이어졌고 수혜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연습생을 향한 억측과 비방이 이어졌다. 아이즈원 갤러리에서도 아이즈원의 활동 강행에 대한 비판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엠넷 측은 "이번 '프로듀스'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엠넷에 있다. 엠넷은 피해를 입은 연습생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며 이미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이즈원 역시 최선을 다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투표 조작 사태의 피해자는 연습생이고 가해자는 이를 주도한 제작진이다. 데뷔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기는 했지만 수혜를 받은 멤버가 투표 조작을 주도한 것은 아니다. 피해자 명단은 공개됐지만 수혜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빨리 이와 관련된 피해 보상이 완료되고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진=엠넷, OSEN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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