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예능가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발맞춘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재난 상황에 대비해 생존과 관련된 키워드를 내세운 예능과 여행을 떠나기 힘든 현시대에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여행 대리 만족 예능이 이어지고 있는 것.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예능도 변화하고 있다.

■ 코로나19 재난→예능 속 생존으로

생존을 주제로 하는 예능에는 KBS1 '재난탈출 생존왕'과 tvN '나는 살아있다'가 있다.

지난 2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재난탈출 생존왕'은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원인과 위험성을 알아보고 안전 정보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 

코미디언 김숙과 KBS 아나운서 이광용이 진행을 맡고 고정 패널로 배우 정시아가 생존법 전달은 경호원 최영재가 한다. 정보 전달이 주목적이지만 재미도 놓치지 않은 교양 예능 프로그램이다. 

당초 '재난탈출 생존왕'은 지난달 첫 방송을 앞두고 있었지만 출연을 확정했던 '가짜 사나이' 이근 대위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하차하고 경호원 최영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재촬영을 진행했다. 첫 방송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지만 사회적 이슈가 된 대형 사건 사고를 되짚어보고 이상기후를 막기 위한 작은 실천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나는 살아있다'는 대한민국 특전사 중사 출신 박은하 교관과 6인의 전사들이 재난 상황에 맞서는 생존 프로젝트. 배우 김성령부터 이시영, 개그우먼 김민경, 펜싱 선수 김지연, 방송인 오정연, (여자)아이들 우기까지 6명의 여성 스타들이 재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특전사 출신 교관들을 따라 훈련에 임하는 여성 출연자 교육생들의 모습은 MBC '진짜 사나이'나 웹 예능 '가짜 사나이'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단순한 군대 예능이 아니라 생존 예능이라는 점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깊은 산속 멧돼지를 만났을 때의 대처법이나 홍수 등 물난리가 닥쳤을 때 차량 탈출법 등 다양한 위기 상황을 설정하고 생존법을 전한다.

■ 대리만족 여행 프로그램 '인기'

대리 만족 여행을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있다. KBS2 '땅만빌리지', tvN '바닷길 선발대', 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더 비기닝'이 이에 해당한다.

'땅만빌리지'는 출연자들이 강원도 양양군의 땅을 빌려 각자의 로망이 담긴 세컨하우스를 짓고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은 자급자족 프로젝트.

집을 짓는다는 것에서 단순한 하우스 예능으로 보일 수 있지만 주 거주 지역을 벗어나 다수에게 여행지로 잘 알려진 곳에 두 번째 집을 짓는다는 것에서 여행 예능의 확장판으로 볼 수 있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현 시대 상황을 반영해 집은 떠나지만 야외가 아닌 다른 실내에서 휴식과 힐링을 찾는다.

'바닷길 선발대'는 절친들과 함께 서해에서 동해까지 배를 타고 우리나라 바닷길을 일주하며 숨은 섬들을 여행하는 24시 선상 라이프 프로그램. 

세이호라는 요트를 타고 11박 12일 동안 서해에서 동해까지 바닷길을 돌며 숨은 섬을 찾아다니는 언택트 여행을 선보인다.

여행은 하고 싶지만 다른 이들과의 접촉은 최대한 줄여야 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지만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을 공간은 한정돼 있지만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요트에서 선보인다.

'요트원정대:더 비기닝'도 '바닷길 선발대'와 마찬가지로 요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주가 되는 키워드가 요트인 것에서 공통점은 있지만 이동 수단으로서의 요트보다는 요트 안에서 생활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 낯선 요트 여행이 초보자에게도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요트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교육을 받아 큰 배로 나가는 장면을 튜토리얼로 담는다.

이처럼 최근 예능가에 생존이나 여행을 키워드로 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방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능 프로그램 자체가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최근에 새롭게 런칭하는 예능은 모두 코로나19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며 "정보 전달 예능은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고 여행 예능은 야외이지만 일부 스태프를 제외한 외부인의 접촉을 제한해야 하는 현 상황의 대안책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KBS, tvN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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