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극장 개봉에서 넷플릭스로 우회한 영화 ‘콜’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배우 박신혜와 전종서 주연이 ‘콜’은 서로 다른 시간에 사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난 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된 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포털 사이트 자동 검색어 창에는 ‘콜’과 연관된 ‘콜 해석’ ‘콜 결말’ 등이 잇따르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반증한다. 극장 개봉도 하지 않았지만 단기간에 화제작에 오른 ‘콜’의 인기 요인을 짚어봤다.

■ '콜', 글로벌 차트 상위권 안착

‘콜’은 넷플릭스에서 '오늘 한국의 TOP 콘텐츠 10'의 2위(이하 1일 기준)에 올라있다. 배수지, 남주혁 드라마 ‘스타트업’을 뒤따른 수치다. '오늘 한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콜’은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 7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홍콩에서 1위에 오르며 아시아권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또 모로코,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10위 권 안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권의 뜨거운 인기는 국내 인기 드라마에 다수 출연하며 입지를 쌓은 박신혜의 영향도 컸지만 영화 자체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콜’은 푸에르코리코와 영국에서 제작한 ‘더 콜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은 2012년 개봉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원작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 기존 스릴러물과 어떻게 다르길래..新여성 스릴러

‘콜’은 원작과 달리 ‘콜’은 기존 시간여행을 토대로 한 작품들과 스릴러 영화의 방식을 깨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시간여행 소재 영화들과 달리 긴 설명이나 서사를 배제했고 스릴러 영화 속 ‘악역’이 남성 캐릭터였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콜’은 1999년의 과거와 2019년의 현재, 20년의 시간차를 넘어 오직 전화를 매개로 연결된 서연(박신혜)과 영숙(전종서)의 대치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오로지 두 여성 캐릭터가 끌어가는 영화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두 사람이 연결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장르적 쾌감으로 내달린다. 그동안 시간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 ’열한시‘(2013) ’더 폰‘(2015) ’시간이탈자‘(2016) 등이 국내 관객과 만났지만 미흡한 완성도와 뒷심 부족으로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처럼 시간여행 스릴러 영화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터라 ‘콜’의 인기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스릴러가 추구하는 긴장감과 재미, 쾌감이 분명한데다 독특한 살인마 캐릭터의 조합으로 인기를 얻는 것이다.

특히 악역을 배치한 ‘추격자’ ‘곡성’ ‘독전’ 등에서 익숙하게 다룬 남성 중심 ‘빌런’에서 벗어나 여성 연쇄 살인마라는 점이 구미를 당긴다. 영숙 역으로 살기 있는 연기를 펼친 전종서는 영화계에서 본 적 없는 캐릭터로 시선을 압도했다. 전종서는 “영숙은 연기생활을 하면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라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영숙을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타당성을 찾으면 ‘아이콘’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연기 비화를 털어놨다.

화제성과 인기를 동시에 누리고 있는 ‘콜’이지만 극장 개봉을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메가폰을 잡은 이충현 감독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극장에서 개봉을 못 해 아쉽지만 넷플릭스 공개는 잘한 선택인 것 같다”라며 “전세계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게 영화적으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