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스카 청신호를 밝힌 정이삭 감독의 작품에서 펼친 연기로 73세의 나이에 해외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윤여정의 글로벌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내년 열릴 오스카상의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국내 대중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 美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여우조연상..오스카상 청신호

윤여정은 1일(현지시간) 미국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에서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선셋 필름 서클은 할리우드 저널리스트들이 매년 개최하는 주요 시상식과 영화제에 특별히 집중 취재하기 위해 설립한 협회다.

윤여정은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 에이미 아담스 등 2021년 아카데미유력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또한 ‘미나리’는 앞서 지난 2월 폐막한 선댄스영화제에서 선 공개돼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고 최근 덴버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최우수 연기상(스티븐 연)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특별판 표지를 장식했던 현지 매거진 베니티 페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달 24일 ‘2021 오스카 유력 후보’ 기사에서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각본상 부문에 ‘미나리’를 조명했다. 연기상에는 윤여정을 포함해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이 예상 후보로 등극했다.

시상식 예측사이트 어워즈데일리에서는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후보지명 가능성을 4순위(총 5명 후보)로 예측했다.

■ 윤여정의 글로벌 행보..원로배우 중 유일

윤여정의 글로벌한 행보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윤여정은 지난 1978년 개봉한 홍의봉 감독의 ‘코메리칸의 낮과 밤’에 출연했다. 당시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던 윤여정은 흔쾌히 영화에 출연했으나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윤여정의 글로벌 감각이 빛을 발한 건 사실 2013년 방송된 tvN ‘꽃보다 누나’를 통해서다. 해외 여행 콘셉트에서 윤여정의 영어실력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후 윤여정을 내세운 ‘윤식당’ 시리즈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존 멤버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외에 최우식이 합류한 ‘윤식당3’는 내년 방송 예정이다. 당초 시즌1, 2와 마찬가지로 해외 촬영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 모처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또 지난 2015년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 캐스팅돼 배두나에 이어 이름을 올린 한국배우이기도 하다. 2017년 하반기에 미국 드라마 ’하이랜드‘ 파일럿 촬영을 마치기도 했다. 현재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를 촬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장년층 배우 중 유일하게 글로벌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윤여정. 국내에서는 상업적인 작품보다 작품성에 의의를 둔 선택으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산나물 처녀’ ‘죽여주는 여자’ 등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닌 독립영화에 다수 출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윤여정은 “60세 이후로 돈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품을 하리라 결심했다”라며 “독립영화도 여러 종류가 나왔으면 좋겠다. 적은 예산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하는 그런 걸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후 수십 편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펼치며 후배배우들의 귀감이 된 윤여정이 할리우드에서 또 어떤 성과를 거둘지, 향후 활동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OSEN, 판씨네마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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