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타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2021시즌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확정했다. 5일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와 계약하며 오랫동안 공석이던 외국인 타자 한 자리를 채웠다. 프레이타스는 키움이 공들여 영입한 중장거리형 타자다. 우투우타인 그는 신장 188cm·체중 113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201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5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해 201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9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28타수 125안타, 12홈런, 47볼넷, 55삼진, OPS(출루율+장타율) 1.022로 활약하며 리그 타율(0.381)과 출루율(0.461) 1위를 차지했다. 키움 구단은 “장타력과 함께 정교함을 갖춘 공격형 타자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비시즌 주전 유격수이자 간판 타자인 김하성(26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대체 불가능한 자원인 김하성이 빠지면서 공격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하성의 무게감을 오롯이 대체할 수는 없지만, 타격에 특화된 프레이트스가 기대치 만큼 좋은 성적을 올려준다면 강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15일 인터뷰에서 "2019년 마이너리그 성적이 좋았다고 하니 좋은 면만 생각하려고 한다. 출루율이나 볼넷/삼진 비율 등 수치를 봐서는 KBO리그 투수들에 대한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수비다. 프레이타스는 그동안 포수로 주로 출전했다. 빅리그에서도 1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포수로 뛰었다. 그러나 키움 안방에 프레스타스의 자리는 없다. 키움은 2명의 주전급 포수 박동원(31)과 이지영(35)을 보유하고 있다. 투수와 의사소통 문제도 있어 굳이 외국인 선수를 포수로 기용할 이유는 없다. 프레이타스는 1루수도 소화할 수 있지만, 키움에는 굳건한 주전 1루수 박병호(35)가 버티고 있다. 결국, 프레이타스의 주 포지션은 지명타자로 한정된다. 수비 활용도가 떨어진다. 홍원기 감독은 "프레이타스가 미국에서 포수, 1루수, 지명타자로 주로 나갔다고 하는데, 우리 팀에선 주로 지명타자로 뛸 것 같다. 박병호의 백업 1루수 정도로는 생각하고 있다. 수비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명타자로 고정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한 서건창. /연합뉴스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하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3)가 좋은 예다. 하지만 키움으로선 프레이타스를 지명타자 포지션에 고정하면 선발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힘들어진다. 키움은 지난해까지 주전 야수들을 번갈아 지명타자로 기용해 체력을 안배하고 부상을 관리했다. 지명타자 로테이션 시스템은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주축 야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서건창(32) 등 주전 야수들이 지명타자를 휴식 옵션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홍 감독은 지명타자 로테이션 대신 선수 기용 폭을 넓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할 계획이다. "어떤 선수든 144경기를 다 뛰는 건 무리다. 전 경기 출전을 굳이 고집하지 않고 선수를 골고루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프레이타스의 입국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프레이타스는 비자 발급을 기다리면서 미국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조시 스미스는 16일 자가격리가 끝나 팀 훈련에 합류했다. 애초 18일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 16일 바로 훈련에 참여하기로 했다.

고척=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