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변이 바이러스 대응 등 ‘기술 주권’ 강조…“국민 일상 돌아가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렉키로나주 등에 대해 발표했다. /셀트리온 온라인 기자간담회 화면 캡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공공재’ 관점에서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필요시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항체를 만든다는 건 항원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 백신 기술주권 문제를 고려했을 때 기술자립을 못 할 경우, 백신 업계까지 진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위한 기술 주권 강조…필요시 백신 개발 나설 수도

서 회장은 "백신을 만들 준비는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백신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향후 변이에 따라 2가, 3가 백신을 만들어야 할 때 우리나라에 대한 공급량이 늦어지면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성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지만, 국가 기술자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영리성 을 따지지않고 긴급하게 할 준비는 돼 있다”며 “우선 백신주권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또 “처음부터 코로나 항체치료제 개발을 선언할 때 공공재로 본 것이지, 비즈니스가 아니다”며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치료제만 보고 투자하지 말고, 기존 제품을 보고 투자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항체치료제)을 통해 중환자로 갈 수 있는 환자 수를 낮추고, 많은 국민이 조기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특히 변이 대응을 위해 기술주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변이의 지역확산 방지 관건은 기술주권을 가졌느냐다. 수입품만 갖고 있으면 6개월~1년 대응이 늦어진다”며 “우린 처음부터 변이 발생을 예상하고,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개발에 돌입했다.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도 그에 맞는 항체를 찾아 단시간내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중화항체 플랫폼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를 주력 공급하는 동시에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신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서 회장은 “어떤 변이가 와도 자신있게 대응할 중화항체 풀을 구축했다”며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변이 대응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나서 6개월내 임상 2상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단독 임상으로 진행된다. 내달 동물실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앞서 렉키로나의 해외 변이 바이러스 중화능력 시험 결과, 영국 변이에선 강한 중화능력을 보였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중화능력이 감소됐다.

다만 셀트리온이 보유한 32번 후보항체는 영국 및 남아공 변이주 모두에 중화능력을 보였다. 렉키로나와 조합한 칵테일 요법 테스트에서도 중화능력을 확인하며 칵테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명예회장이 '변이 대응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온라인 기자간담회 화면 캡쳐

 

‘렉키로나주’ 의료기관 공급 개시…3개월 내 임상 3상 마무리 예정

앞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마·CT-P59)를 개발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17일부터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치료제는 무료로 환자에게 제공되며 전국 156개 지정 코로나19 치료의료기관에서 직접 공급요청서를 작성, 셀트리온제약에 신청하면 공급받을 수 있다.

치료제 투여대상자는 식약처에서 승인한 범위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로서 증상 발생일로부터 7일 이내,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중에서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 또는 폐렴 동반 환자다.

또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임상 3상 투약을 3개월내 마무리 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렉키로나주 3상 현황에 대해 “(임상을) 시작한 지 1개월 됐는데 어제부로 치료제를 투여받은 분이 150명”이라며 “3개월 후면 투여는 종료되고, 이후 데이터가 나오는 데까지는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이날 렉키로나주가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경증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과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 해명했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은 "경증 환자에게서도 임상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2일 이상 단축됐다"며 "다만 이런 효과가 고가의 항체치료제를 사용하기에 경제성 측면에서 유효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서 회장 역시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300여 명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소, 회복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어떻게 모두 우연이겠느냐"며 "폐렴에 쓸 수 있는 약이 어떻게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을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반응을 일으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ADE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나 백신을 투여한 사람이 추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세가 훨씬 심해지는 걸 말한다.

김 임상기획담당장은 "항체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심해지거나 바이러스양이 증가하는 ADE 현상은 특이 조건이 맞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중화항체를 개발한 후 세포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ADE 부작용 발견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서 회장 또한 "ADE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국내 환자 치료 목적으로 10만명분의 렉키로나 생산을 완료했다. 수요에 따라 연간 150만~300만명분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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