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약 1년 만에 메이저 왕관을 쓴 노박 조코비치(34ㆍ세르비아)가 세계 테니스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역대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21일(이하 한국 시각)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8000만 호주 달러ㆍ약 696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5ㆍ러시아)를 3-0(7-5 6-2 6-2)으로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상대의 서브 에이스 등에 고전했지만, 강력한 포핸드 공격 등으로 결국 이기고 2, 3세트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대회 3연패와 함께 자신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18회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인 라파엘 나달(35ㆍ스페인)과 로저 페더러(40ㆍ스위스)의 20회에 2회 차이로 따라 붙었다.

조코비치는 최근 3년간 메이저 대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윔블던부터 이번 대회까지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 중 6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호주오픈 21연승을 달린 조코비치는 우승 상금 275만 호주 달러(약 23억9000만 원)를 수령했다.

그의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9회로 늘어났다. 아울러 이날 승리로 역대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도 세우게 됐다. 현재 총 309주간 1위를 유지한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페더러가 보유한 310주 1위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건 3월 초이지만, 이번 우승으로 그때까지 1위를 유지하는 게 확정됐다.

험난한 여정 끝에 맺은 달콤한 결실이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박 조코비치.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가 중단되자 6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등에서 아드리아 투어라는 미니 투어를 직접 열었는데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고 자신 역시 확진 판정을 받으며 고생했다.

같은 달 윔블던 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됐고 9월 US오픈 16강에선 홧김에 쳐낸 공이 선심의 목에 맞는 바람에 실격패를 당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시상식에서 "지난 몇 달간 복잡한 마음이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기간이었다"고 떠올렸다. 물론 그러면서도 향후 수년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불태웠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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