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미소 짓고 있는 미셸 위./로이터=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재미교포 프로골퍼 미셸 위(32)가 루돌프 줄리아니(77) 전 뉴욕시장의 성희롱 발언에 분노했다. 미국골프협회(USGA)도 미셸 위를 지지하고 나섰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최근 한 핫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2014년 자선 골프행사에서 미셸 위와 가진 라운딩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은 미셸 위의 퍼트 자세를 언급하며 "퍼트를 할 때 뒤에서 속옷이 다 보였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발언 의도는 파파라치들이 몰려들어 미셸 위를 집중적으로 찍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는 시도였지만 '속옷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미셸 위는 즉각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그때 내 퍼팅 자세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것이지 내 스커트를 보라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64타를 쳐 모든 남자 골퍼들을 누르고 우리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사실"이라면서 "미소를 지은 채 나를 칭찬하던 그가 뒤에서 내 속옷에 대해 언급했다는 사실에 치가 떨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셸 위는 또한 "토론해야 할 주제는 여자 선수들의 외모나 의상이 아닌 우리의 기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미국골프협회와 LPGA도 미셸 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줄리아니 전 시장은 1994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뉴욕시장을 역임했다. 2018년 4월부터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변호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소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교포 미셸 위는 2014년 US오픈 등 LPGA 투어에서 5번 우승했으며 지난해 6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미국프로농구(NBA)로고의 실제 모델인 제리 웨스트의 아들 조니 웨스트다. 미셸 위는 현재 올해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미국 대표팀 부단장을 맡고 있다. 교포 선수가 솔하임컵 미국 대표팀 부단장이 된 건 미셸 위가 처음이다. 

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