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팬 무리를 이끌어봤다. 이보다 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도 익숙하다. 하지만 주연에 이름을 걸고 내놓는 작품이기에 떨리기는 2PM 데뷔 때만큼이다. 배우 이준호가 첫 주연작 영화 ‘스물’을 통해 젊음을 얘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현아기자 lalala@ㆍ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스물에서 맡은 역할은
“동우는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등을 부르는 현재의 청년이다. 아버지의 부도로 어려운 집안 형편 속에 웹툰 작가의 꿈을 잃지 않으려 재수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 
 
-어떻게 출연을 결정하게 됐나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2M 투어 연습을 마치고 회식자리서 스마트폰으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동갑내기 김우빈, 강하늘과 함께 하는 점이 괜찮겠다 싶었다. ‘감시자들’과 ‘협녀-칼의 기억’보다 힘을 뺄 수 있는 작품이라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우가 요즘 청년들과 가장 닮았다
“맞다. 동우는 어려운 현실에도 꿈을 이루려 힘든 알바도, 좋아하는 여자의 대시도, 썸도 포기한다. 관객들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와 공감을 많은 얻을 캐릭터다.”
 
-연습생을 거쳐 스타가 된 이준호와 오버랩 된다
“2006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 우승 후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동우와 같은 나이인 스물에 2PM으로 데뷔했다. 영화에서 동우가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몇 건씩 뛰느라 개인생활을 포기한 것처럼 나는 2PM 활동만도 벅차 다른 것에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실제 스무 살 때 포기는 없었나
“영화에서 ‘포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냐’는 대사가 있다. 포기가 얼마나 미친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나는 안다. 포기할 용기가 없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내가 포기하면 슬퍼할 가족이 있어 이를 악물었다.” 
 
-스무 살 동우처럼 고생도 많이 했나
“동우가 더 힘들었을 거다. 연습생 시절에 7평 남짓한 원룸에서 7~8명이 숙소생활을 했다. 이층침대 두 개에서 4명, 바닥에 4명이 잤다. 동우와 가장 가까울 수 있는 모습일 듯 하다.”
 
-스물의 동우가 가장이 돼 가족을 챙길 때 찡했다
“동우가 가족을 생각해 꿈을 접고 공장에 취직한 게 현실적인 엔딩 같다. 대학을 진학한다고 해서 만화가의 꿈이 이뤄지는 게 아니니까. 낮엔 일을, 밤엔 웹툰을 그리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
 
-동우의 로맨스 비중이 적다
“다른 두 친구와 달리 현실에 근접한 인물이니까. 기껏 해본 게 백허그신인데 생각보다 아쉬웠다. 70년대 연애 같은 느낌이라 동우와는 잘 어울린다.”
 
-2PM이 소속사 매출에서 일등이라고 들었다
-“아! 그러고 보니 나도 가장이다. 2PM이 돈을 많이 버니까. 곧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투어도 있다.”
 
-세 명의 연기는 영화 대사를 빌리자면 무서울 게 많은 바보 같았다
“신기하게 영화를 찍을 때 만큼은 셋 다 모두 캐릭터 성격 그 자체로 만났다. 동갑이라 마음 편히 촬영했다. 견제하거나 기싸움도 없었다. 서로 잘 챙겨줬다.”
 
-스물에서 어떤 장면이 인상적인가
“엔딩에서 세 친구가 뛰면서 미치도록 젊으니까 하는 모습이 모든 스무 살을 대변하는 듯해 기억에 남는다.”
 
-기억에 남는 명대사는 
“강하늘이 연기한 경재가 우아하게 커피 마시다 입대영장을 받고 ‘x됐다’고 말하는 장면. 뭔가 잘 나가다 고꾸라진 느낌이 좋았다.”
 
-감독에게 따로 요구한 것은 없었나
“촬영 때 ‘미친거 아니야’로  활동할 때라 노래를 어필하고 싶었다. 극중에서 차로 여자를 치었을 때 내가 ‘미친거 아니야’라고 대사를 했는데 오케이 돼 영화에 나온다.”
 
-2PM 멤버들과 연기를 상의하나
“응원이나 조언은 하지 않는다. ‘스물’의 시나리오는 찬성이가 읽더니 어이없어 하면서 실소하더라.”
 
-성에 대한 20대 청년의 호기심도 재미있다
“미드 ‘섹스앤더시티’의 사만다처럼 성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그 정도다. 얼마 전 컬투의 라디오에 출연했다 ‘고래 잡아봤냐(포경수술)’는 질문을 받아 난처했었다. 살면서 그런 질문을 난생 처음이었다.”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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