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DL이앤씨·대우건설·삼성물산 등 자체 플랫폼 개발
'월패드 해킹' 등 보안 우려… 표준 도입 필요성 제기
DL이앤씨가 개발한 '디홈' 플랫폼으로 공동주택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각 세대 조명 냉난방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개발한 '디홈' 플랫폼으로 공동주택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각 세대 조명 냉난방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DL이앤씨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건설업계가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홈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면서다. 다만 최근 해킹 사례가 나타나는 등 보안과 편의성 등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지능형 공동주택 관리 솔루션 ‘디홈(DI·home)’ 플랫폼을 도입했다.

대림에서 개발한 디홈 플랫폼은 시운전 점검, 에너지 관리, 하자·불량률 관리 등 공동주택 품질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공동주택 시운전, 품질 관리, 보안 등에 특화됐다는 게 DL이앤씨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존 공동주택 시운전의 경우 세대마다 직접 방문해 조명, 냉난방, 창문 개폐 여부 등을 점검해야 했지만 디홈은 모바일기기와 PC를 통해 원격으로 각종 기능을 시험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과 공기질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하자를 분석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세대 출입 권한을 부여, 허가된 세대와 시간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 세대별 출입 관리 기능도 도입했다.

전자·통신업계가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건설업계도 대형 건설사를 필두로 빠르게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 이슈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확대됐고 이는 곧 개발 가속화로 이어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현대건설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시스템 ‘하이오티(Hi-oT)’를 시작으로 2019년 GS건설과 자이S&D가 개발한 ‘자이AI’, 포스코건설 ‘아이큐텍(AiQ TECH)’ 등 건설사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이 공개됐다.

지난해에는 삼성물산이 삼성SDS와 협업해 ‘래미안A.IoT’를 개발했고 올해는 대우건설이 삼성전자, LG전자, 이동통신 3사(SKT·KT·LG U+) 모두 연계 가능한 ‘푸르지오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도입 초기만 해도 월패드를 통해 가구 내 가전들을 연동하는 데 그쳤던 스마트홈 서비스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단순 가구 내부 제어를 넘어 주차장과 커뮤니티시설 등 단지 전체 내지는 주변 상권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진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홈트레이닝’ 문화 발달로 관련 서비스까지 스마트홈 플랫폼에 탑재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10월 공개한 '푸르지오 스마트홈' 플랫폼.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지난 10월 공개한 '푸르지오 스마트홈' 플랫폼. /대우건설 제공

기기 하나로 집 안팎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이용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안과 편의성에 관한 문제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일부 아파트에서 월패드가 해킹돼 사생활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해커에 의해 실시간으로 찍힌 사생활 영상은 다크웹 등에 판매까지 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기기가 하나의 홈네트워크에 연결돼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SK쉴더스 인포섹 화이트해커그룹 이큐스트(EQST)는 ‘2022년 5대 보안 위협 전망’ 중 하나로 스마트홈을 꼽으며 “전국에 사전 보안점검 없이 무분별하게 설치된 스마트홈기기 취약점 조치와 대책이 준비되지 않아 당분간 이슈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관련 우려에 정부는 이달 과기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공동으로 세대 간 홈네트워크 분리를 의무화하는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개정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건설업계도 보안 기능을 강화해 대응에 나섰다. DL이앤씨는 디홈 플랫폼을 통해 월패드와 도어록 무선 통신 보안을 강화하고 2차 인증 솔루션을 활용해 접근통제 및 통신패킷 암호화 등 해킹 피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자체적으로 월패드 제품 보안 기능을 점검해 해킹 피해를 예방해왔다”며 “디홈 도입을 통해 홈 네트워킹 보안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 사별 자체 플랫폼 개발에 의한 사용자 편의성 저하 문제도 지적됐다.

김우영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산업과 정보통신산업 각 기업마다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는 건 자체 브랜드 스마트홈 장비들을 구동하기 위한 방편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복수 앱을 설치하고 개별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제조업체 스마트홈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호환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스마트홈 표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스마트홈 센서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장비 간 데이터 이동에 막힘이 없을 때 사용자 중심 스마트홈 상품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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