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 세계적 엔데믹 분위기에 해외여행 수요 증가
증권업계, 항공주가 리오프닝 수혜 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고, 세계적으로도 엔데믹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항공주가 리오프닝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된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고, 세계적으로도 엔데믹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항공주가 리오프닝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된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세계적으로 엔데믹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항공주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가 하면, 화물운임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항공사 실적 개선이 확실해 보인다. 때문에 증시에선 항공주가 리오프닝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오는 7월부터 국제 항공편 규모를 코로나19 확산 전 절반 수준으로, 내년까지 완전 회복시킨다는 방침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해제했다. 

이에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시장이 빠르게 활기를 찾고 있다. G마켓과 옥션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 항공권 판매는 9배 넘게 급증했으며 여행상품 판매도 8배 이상 늘었다. 3월 국제선 이용객 수는 42만명으로 전월대비 28.3%나 증가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적, 심리적 허들이 해소된 것이다.

이에 코로나19의 여파로 추락했던 항공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나타나면서 항공주 주가가 상승했다. 항공주들은 3월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장주인 대한항공은 3월 28일 2만 9750원에서 13일 3만 1300원까지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2만 1100원에서 2만 1800원으로, 제주항공은 2만 600원에서 2만 3850원으로, 진에어는 1만 8050원에서 2만 150원으로 상승했다.  

항공주는 외국인들의 마음도 빼앗았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이 2위로 외국인들은 874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순매수 88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이런 항공주 상승 분위기는 지난 1월 말, 2월초에도 있었다. 당시는 그야말로 리오프닝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 정도였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엔데믹 분위기가 아닌 여전히 코로나19의 공포에 휩싸인 시기였다. 각 국가의 입국통제가 지속됐고, 취항노선도 제한됐으며, 이에 따른 해외여행 수요도 없었다. 결국 항공주 상승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한 채 꺾였다. ‘희망고문’의 시기였다.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 정부의 확고한 방역 완화 의지와 함께 세계적인 추세도 엔데믹으로 전환하고 있다. 여객 부문의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화물운임 부문은 이미 수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때문에 증권가는 항공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과 운임 상승 기대는 국내 주요 항공사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적용될 수 있는 주가 상승의 트리거다. 대형 항공사를 시작으로 국제선 여객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다”며 “화물에 대한 우려는 접고 여객 기대감에만 흠뻑 취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시점이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희망고문의 끝, 회복의 시작이다. 국제선 여객이 드디어 회복다운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의 리오프닝 기대감은 정상화를 넘어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잠재수요 역시 글로벌 평균을 상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주는 추가 상승 동력을 품고 있다. 핵심은 여름 성수기를 기점으로 2분기 이후에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정부의 추가적인 방역해제가 이뤄진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일본 여행의 정상화, 공급 부족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상등 등의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이에 3분기부터는 코로나19 이전의 50%를 넘어서는 여객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아직 리오프닝에 따른 실적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항공주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 됐다는 평가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화물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 중이나 여객 부문은 회복 구간의 초입으로 실적을 견인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신중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국제유가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할 만큼 항공사 입장에서 국제유가는 민감한 부분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항공사의 실적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코로나19가 아닌 국제유가로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6.03달러에 거래되며 3월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13일 WTI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100.60달러를 기록했고, 14일에는 104.25달러까지 상승했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 국제유가를 흔들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유가 리스크가 항공주를 다시 위기로 밀어 넣을 수 있는 일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비 증가에 따른 항공사들의 마진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만약 국제유가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3년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항공사 영업이익의 절반이 유류비로 사라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따라서 항공주 회복의 시작인지, 희망고문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5월 이후 국제유가 흐름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안정된다면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은 확실해진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상승한다면 유류비 상승분을 운임으로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높아진 유류할증료에도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구매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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