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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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세계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움직임이 패션뷰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기대에 부풀었던 업계는 ‘가격 인상’으로 급제동에 걸릴 조짐이다.
 
의류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면화(원면) 7월 만기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5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33% 증가하며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업체들을 시작으로 국내 브랜드까지 속속 가격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SPA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 27일부터 셔츠·스웨터·니트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유니클로 측은 "오랫동안 지속된 국제 원자재 및 물류비·운송비 인상과 함께 급속한 물가 인상으로 매장 및 사업 제반의 운영비 상승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패션브랜드 자라와 H&M도 올해 초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 자라는 일부 의류 가격은 5% 내외로 인상했고 H&M은 특정 품목의 가격을 10% 올렸다. 같은 기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도 일부 품목의 가격 10%가량 인상에 동참했다.
 
최근에는 무신사 등 패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형 업체들 역시 생산 원가, 물류비, 인건비 등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부 상품의 가격을 올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명품 업계도 잇단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샤넬과 디올은 다음 달 주요 제품 가격을 각각 10%, 5% 인상할 전망이다. 샤넬은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인기 핸드백 가격 인상 이후 주얼리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지난 15일 ‘홀스빗 1995 미니백’과 ‘재키 1961 스몰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4% 올렸다.
 
명품업계는 환율·관세를 반영한 가격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율과 관세를 반영한 가격 인상이라고 하기엔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데다 상승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뷰티업계도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화장품 가격 인상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면서다. 디올 뷰티는 내달 1일부터 프레스티지 라인을 포함한 일부 품목 가격을 6% 안팎으로 올린다. 이번 인상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인상 대표 품목은 프레스티지 라인의 '나이트 세럼'으로, 기존 68만원에서 71만원으로 약 4.4% 오른다. 기초라인과 색조 화장품, 향수도 가격 조정이 될 전망이다. 이번 가격 인상 품목은 나이트 세럼이 대표적으로, 이 상품은 지난 3월 59만원에서 68만원으로 올렸는데 다음 달 71만원으로 한 단계 더 오른다.
 
이 밖에도 최고급 향수 브랜드로 분류되는 톰포드와 킬리안이 오는 7~8월 중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특히 톰포드 향수의 대표 제품인 패뷸러스는 50ml기준 43만9000원으로, 이번 인상이 이뤄질 경우 지난해 8월과 올 초에 이어 약 1년 사이 3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린 셈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원면값은 물론 물류비, 인건비 상승분을 감안하면 국내 패션기업들이 마지막 남은 여럭마저 쥐어짜는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원자잿 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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