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롭스'와 신세계 '부츠' 등이 최근 사업을 철수하면서 H&B스토어 시장을 올리브영이 석권했기 때문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이니스프리·네이처리퍼블릭·미샤·토니모리·스킨푸드 등 국내 주요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수는 2018년 3394개에서 2019년 2899개, 지난해 2298개로 해마다 줄고 있다. 과거 명동, 강남, 홍대 등 상권에서 골목마다 볼 수 있었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는 가두점 운영을 중단하고, 올 상반기 25개 점포를 폐점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70개였던 점포는 현재 45개로 줄었다. 한때 랄라블라는 국내 H&B업계 1위 올리브영을 바짝 추격하기도 했다.
 
랄라블라는 지난 2004년 GS리테일이 홍콩 왓슨스홀딩스와 지분 50%씩을 출자해 합작법인 왓슨스코리아를 세우고, '왓슨스' 브랜드를 운영한 것이 전신이다. H&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왓슨스 지분 100%를 확보하고 '랄라블라'로 브랜드명을 바꾸며 공격 출점을 노렸다.
 
그러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부진 점포를 계속 정리해 왔다. 2017년 186개에 달했던 점포수는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 2021년 70개로 줄었다. 랄라블라는 올해 안에 모든 가두점을 폐점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롭스 플러스'란 이름으로 대형마트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앞서 롯데쇼핑의 H&B 스토어 '롭스' 도 오프라인 점포 정리를 시작했다. 2013년 롭스 1호점 홍대점을 열고 100호점까지 매장을 늘렸지만 부진한 실적으로 결국 9년 만에 가두점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
 
반면 CJ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1265개로 늘었다.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올리브영은 최근 자체 멤버십 회원이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앞서 온라인몰 1000만 리뷰 확보, 모바일 앱 1000만 리뷰 확보, 모바일 앱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면서 트리플 천만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미 밝혀진 것과 같이 연내 상장이 목표"라며 "따로 계획을 바꾼 것은 없고, 상장을 위해 다각도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체 로드숍에서 판매하던 화장품 브랜드들은 최근 속속 올리브영 매장에 둥지를 들면서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토너 기획세트’를 지난 5월 올리브영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토니모리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제품들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판매했는데, 소비자 성원에 힘입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에이블씨엔씨 미샤(MISSHA)를 비롯해 스킨푸드, 아리따움의 주요 브랜드는 이미 올리브영 채널로 들어온 상태다. 
 
오프라인을 장악한 올리브영은 유통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옴니채널' 사업자로서 온라인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온라인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24.3%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25%까지 확대됐다. 1분기 온라인부문의 매출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성장했다. 올리브영은 온라인 사업을 확대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온라인 화장품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해 갈 것"이라며 “화장품 기업들이 저물어가는 원브랜드 로드숍을 멀티 브랜드 편집숍으로 전환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서 핵심 소매 채널로 떠오른 H&B 스토어 인기에 편승해 활로를 찾으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