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세계 자문기구 ISS가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투자자들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이 대응에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에 향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ISS는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록 거래 조건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지분 등 보유 자산가치가 큰 삼성물산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제일모직의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시가를 기준으로 1대 0.35로 결정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는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ISS는 합병 반대를 권고하면서 사실상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삼성물산은 ISS의 보고서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합병반대를 권고한 ISS 보고서의 내용에 동의할 수 없고 주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ISS 보고서에 대한 입장' 자료에서 "ISS는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22.6%의 주가하락을 예상하면서도 객관적·합리적 설명없이 불특정 시점에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걸로 전망되니 합병에 반대하라고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이번 합병에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통주를 기준으로 11.21% 지분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합병 법인의 주주 가치 증진 방안을 타진하면서 현재까지는 찬성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민감한 의결권 행사 문제를 결정할 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에 권한을 넘겨왔다는 점이 관건이다. 실제로 최근 SK와 SK C&C 합병을 놓고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결정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찬반 양측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하면서 국민연금이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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