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경화 IT세상

다음카카오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존 서비스에 대해서는 잇단 종료를 강행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다음 서비스는 종료하고 카카오톡 중심의 서비스를 키워가는 모양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시너지가 미약하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본격적인 정체성 찾기에 들어간 듯 하다.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목적지는 모바일이다. 카카오톡에겐 고향과도 같은 곳이지만, 다음에겐 타향살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모든 것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포털 사이트인 다음을 통해 쌓은 검색 노하우와 콘텐츠를 들고 카카오톡 안에 새 둥지를 틀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음을 내세워서는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덕분에 모바일 메신저였던 카카오톡이 포털화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신규서비스들은 아주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인 카카오톡에서 별도의 앱을 구동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 말이다. 카카오 토픽이나 카카오 택시 같은 서비스는 별도의 앱을 따로 출시했지만, 이번에 선보인 카카오TV와 채널, 검색 서비스는 카카오톡 내에서 구동된다. 특히 메신저 안에서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포털화를 꿈꾸는 노골적인 증거다. 친구와 대화 중에 관심있는 영상을 바로 카카오TV로 공유해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궁금한 게 생기면 네이버를 열 필요 없이 대화창에서 샵(#)검색을 사용하면 된다.

채널 서비스도 흥미롭다. 뉴스와 블로그 등의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사용자의 관심사나 친구들의 관심사를 모아 개인화된 화면을 보여주게 된다. 이런 맞춤형 콘텐츠는 당연히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효과적으로 트래픽을 확보하고 타깃 광고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편하고, 광고주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당연히 네이버 입장에서는 다음카카오의 행보가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모바일에 집중한 선택은 옳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으로 기존 서비스를 거침없이 쳐내며 사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다음클라우드와 다음뮤직, 키즈짱 등의 기존 서비스가 문을 닫았으며 신규 서비스인 카카오토픽도 이른 종료를 앞두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서비스에 정착해도 되는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다음이 가진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카카오에 흡수되어 색깔을 잃어간다는 점도 불안감을 조성한다. 지금 사용 중인 한메일과 다음 카페 등의 인기 서비스는 무사할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카카오톡을 모바일 플랫폼이자 콘텐츠 허브로 만들겠다는 욕심이, 자칫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앞선다. 카카오톡은 모바일 기반의 국민 메신저다. 남녀노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온 국민이 사용하고 있으며, 가장 단순하고 가장 쉬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대로 서비스를 덧붙여 가다간 쉽고 편해야 하는 모바일 사용환경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괜한 훈수를 뒀지만, 다음카카오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기존 사용자들에 대한 배려와 다음이라는 서비스의 역사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과 카카오의 건강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본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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