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3일간 석학들 기조강연·정원박람회 등 선보여 
'조경의 공공 리더십 회복' 주제…기후변화·환경위기·팬데믹 등 해결책 논의 
대회 조직위, 박람회·시상식·전시행사·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조경진 조직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조경진 조직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광주광역시=한스경제 김동용 기자]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가 3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KDJ)에서 막을 올렸다. 

세계조경가대회는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주최하는 조경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 우리나라는 1992년 서울·경주·무주에서 개최한 이래 30년 만에 광주에서 대회를 유치하게 됐다. 

대회 조직위는 △기조강연 및 학술논문발표 △라운드테이블 △스페셜 세션 △IFLA 조경·정원박람회 등 한국 조경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도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글로벌 조경 축제'를 전국민이 즐기는 '국민적 축제'가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이번 대회의 주제인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RE:PUBLIC LANDSCAPE)'는 조경의 공공 리더십 회복을 의미한다. 40여 개국 1000명 내외의 조경 전문가들은 광주에서 동시대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환경위기·팬데믹·도시쇠퇴 등의 난제를 풀어갈 솔루션으로 '조경의 공공성'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여한 조경진 조직위원장(한국조경학회회장·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조경이라는 전문 직업은 약 160년 전 위생과 공중보건 등 심각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대중을 섬기는 공무원의 정신이 우리 분야 창시자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며 "이제는 대중을 이끄는 지도층을 향해 기후위기, 코로나 팬데믹, 도시쇠퇴, 사회 분열 등 새로 떠오르는 긴급한 문제들에 대응하도록 요구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위원장은 "조경가들은 모두 세상을 더욱 건강하고, 살만하고, 지속가능한 곳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우리는 공익을 위해 기꺼이 책임을 감수할 의지를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번 총회에는 1000명의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3일 동안 우리는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에게 배우며 지혜를 공유할 것"이라며 "우리가 각자 속한 공동체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보내고 예리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위원장은 대회 개최지인 광주의 지역 특성도 강조했다. 그는 "광주와 주변 지역은 독자적인 예술 전통, 미식 문화, 정원 유적과 아름다운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며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장소는 공공장소로 변모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축과 조경 분야의 최고의 성취를 이룬 곳으로, 우리는 이곳에서 오늘 밤 개막 리셉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임스 헤이터 IFLA 회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제임스 헤이터 IFLA 회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이어 환영사를 맡은 제임스 헤이터(James Hayter) IFLA 회장(세계조경협회장)은 "우리 분야의 많은 선임자들은 조경 설계를 단지 프로젝트 설계에 공식적인 미학 원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엄격한 설계 개념이 생태 현장이나 사용자들의 생각과 맞아떨어질 때 우리는 깨달음과 기쁨을 주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며 "이런 프로젝트들은 뛰어난 지속가능성과 견고성을 보여주며 자립적인 생태의 균형을 이룬다. 한국에는 이런 사례를 보여주는 많은 전통 정원이 있고, 이것이 현대 조경을 하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제임스 헤이터 회장은 "이제 조경을 직업으로 하는 모든 사람들은 유엔(UN)의 지속가능 개발목표를 알고 있고, 작업 과정에서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지속가능한 조경의 설계와 관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 사항이며, 우리 직업의 가장 큰 소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임스 헤이터 회장은 "우리가 목격하는 대중주의(populist) 운동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현실적이며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고, 이 혁명은 예술가나 건축가가 아닌, 전문 조경가들이 이끌고 있다"며 "조경은 기후 행동과 도시로서의 자연의 복귀, 보다 윤리적인 사회를 원하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직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기조강연을 맡았다. 첫째 날 기조강연은 앙리바바(Henri Bava) 아장스 테르 대표와 크레이그 포콕(Craig Pocock) 베카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앙리바바 대표는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했던 설계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에서의 변화를 주도하는 조경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으며, 크레이그 포콕 대표는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조경 설계와 도시 계획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31일 오전 대전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크레이그 포콕 베카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광주 총회에서 크레이그 포콕 베카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둘째 날은 케서린네이글(Catherine Nagel) 시티 파크 얼라이언스 대표·김아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등이, 대회 마지막 날은 김정윤 하버드 GSD 교수·질리안월리스(Jillian Walliss) 멜버른대학교 교수·하이케라만(Heike Pahmann) 로열멜버른공과대학교 교수·이만의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장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조경분야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논문발표', 건축공간연구원과 문화재청의 '스페셜 세션', 교육자·신진연구자·학생들의 소통을 위한 '라운드테이블'도 마련됐다. 학술논문발표는 대회 기간 전 세계 22개국에서 참여한 120여 팀의 논문 발표가 토론과 함께 진행된다.  

1일에는 문화재청이 '경관유산 다시 생각하기'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김영모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이상석 서울시립대 교수·손용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한다. 

한국조경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 행사와 시상식도 한자리에 모인다.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에서는 '2022 IFLA 조경정원박람회'가 대회 기간 동안 상시 진행된다. 대회 첫째 날인 31일에는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시상식, 제19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이 열린다. 또한, 국내 기성 조경가들의 대표적인 조경설계 프로젝트를 전시하는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작품전시'도 열린다.

광주와 남도의 멋과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답사 프로그램으로 전문해설사와 함께 걸으면서 진행하는 짧은 답사 '워크 앤 토크', 반나절 답사 '테크니컬 비지트', 하루 답사 '포스트 투어'도 준비했다. 대회 조직위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개·폐막식 등 공식행사에서 문화공연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조경정원박람회에서 둘러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조경정원박람회에서 둘러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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