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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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가을은 이사·혼수철로 성수기를 맞은 가구업계가 환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환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원부자재 부담이 커지고 물류·시공비 등이 올라 4분기에도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40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고환율이 계속 이어질 경우 가구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데다 생산 공장을 해외에 둔 업체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곧 생산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를 뜻한다.
 
환율상승으로 이케아, 템퍼 등 외국계 가구 브랜드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 브랜드들은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유통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경기 악화까지 겹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7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34만986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6% 급감했다. 최근 5년 평균치와 비교해봐도 39%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작년보다 56% 줄어 지방(-36%)보다 감소 폭이 크다. 
 
이로 인해 가구업계는 덩달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인테리어 수요는 주택거래량, 이사 건수와 비례한다. 새 집으로 옮길 때 새로운 가구를 구입하거나 인테리어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서다.
 
업계는 이미 상반기에 이익 급감을 경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소매 판매액은 코로나 첫해인 재작년 10조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급성장했고, 작년에도 9%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 판매액은 5조24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조4800억원)보다 줄었다. 
 
주요 업체들 역시 실적이 저조하다. 국내 가구 업계 1위 한샘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500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21억5800만원으로 92% 급감했다. 현대리바트는 2분기 매출액이 3600억7200만원으로 2% 늘었지만, 2억8600만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가구업계는 수요 감소, 주택 거래 절벽에 이어 환율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가구업체들은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4분기 역시 가격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올해는 가구시장 전체가 침체된 상황”이라며 “업체들은 해외 프리미엄 가구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고환율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업체들이 체감하는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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