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중국 700호점 / 연합뉴스 제공
MLB 중국 700호점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국내 주요 패션업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세계를 맞아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을 단행하면서 그 성과를 속속 보이고 있다.

디지털에는 이커머스와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업무부터 기업 내부 업무 방식 대부분이 속한다. 그중 디지털 소비의 증가로 이를 겨냥한 마케팅 퍼포먼스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하다. 소비 데이터 분석부터 콘텐츠 제작, 디지털 광고 등으로, 특히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전략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국내 패션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에 속도, 관련 부서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발빠른 디지털 전환으로 가장 수혜를 본 곳이 F&F다. F&F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LB(엠엘비)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올해 소비자 판매액 1조2000억원을 넘을 전망된다. 국내 패션기업의 단일 브랜드가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달성한 건 MLB가 처음이라고 F&F는 설명했다.

202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MLB는 중국 내 봉쇄와 시장 침체 상황에서도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매장 수 9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자 판매액도 1조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MLB는 또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아시아 지역 7개국에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F&F는 "MLB는 K패션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상품기획과 생산, 디자인 등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F&F는 상품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패션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코오롱FnC는 올해 DT 사업본부를 DT PU(퍼포먼스 유닛)로 바꾸고 대내외 디지털 전략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KT와 손을 잡고 패션 분야 디지털 전환 추진 및 ESG 신규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I DX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실증사업 추진 및 개방형 패션 플랫폼 사업 협력 △제조DX 및 AI마케팅 협력 △AI컨택센터(AICC), 스마트팩토리 물류 등의 공동 사업 모델 발굴 △ESG 패션 사업 파트너로 지속 가능한 패션 DX 협력 등을 추진한다.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은 "패션 산업은 비대면 및 가상 환경의 가속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소비 심리 확산,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패션 소재, 디자인, 제조, 물류, 유통 전반에 걸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KT는 코오롱FnC와 패션 산업의 DX를 함께하고,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도 협업해 대한민국 패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사업부문 내 패션이커머스팀을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브랜드별 온라인 내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목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온라인 전용상품 개발을 주 업무로 다루고 있다.

이같은 결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3·4분기 매출액 3875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10.7%, 71.0%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보브(20.0%), 일라일(50.5%) 등 여성복을 중심으로 자체 패션 브랜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한 명품 브랜드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코스메틱 부문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MZ세대 인기 니치 향수 브랜드의 약진으로 전년 동기대비 14.0%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에 걸쳐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백화점의 성장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7분기 연속 전년대비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며 "오프라인 혁신과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 강화,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자회사의 내실있는 성장을 바탕으로 올 4분기에도 견고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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