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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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원유 가격 협상이 끝나자 유업계가 줄지어 우윳값 인상에 나섰다. 고물가시대 속 주요 먹거리 물가가 일제히 오른 가운데 밀크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유 가격은 오는 17일부터 일제히 오른다. 업계 1위 서울우유는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우유제품의 가격을 오는 17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은 낙농진흥회 원유 기본가격 인상 결정과 글로벌 경제 이슈에 따른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의 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우유 전체 제품 평균은 6%,대표 제품인 흰 우유 1000㎖의 제품 가격은6.6% 인상됨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1000㎖ 우유 가격은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같은 날 가격을 올린다. 남양유업은 흰우유 제품 출고가를 평균 8%, 가공유 제품 출고가를 7% 인상한다. 매일유업도 매일우유 등 우유제품 가격을 8%가량 올린다.

이로써 우유값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원료로 한 제품과 외식 가격의 추가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우유 값이 오르면서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가공유와 발효유 제품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이어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역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대형업체와 경쟁한 자영업자 카페와 베이커리 전문점 등은 달걀과 밀가루 가격이 폭등한데 이어 우유 가격마저 오르면서 고충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업계는 대형 마트의 자체브랜드(PB) 우유 상품뿐만 아니라 카페 및 음료전문점에 납품하는 B2B(기업 간 거래) 우유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유업체에 우유를 납품받아 사용하는 동네 카페의 경우 부담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해 ‘물가 눈물난다’ ‘카페 점주들은 뭐 먹고 살라는 거냐’ ‘손님은 점점 줄어드는데 우윳값도 오르면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게시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유제품의 가격 인상을 최소 2번에 나눠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공업체는 원유가 인상 발표가 식기도 전에 흰 우유 출고가 인상을 조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유통업체의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체 쪽은 평균 유통 마진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며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의 고통을 고려해 유통업체가 책임 분담을 하는 방식으로 우유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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