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캐시카우·성장동력 어디에
SD바이오센서와 내부거래 의존 심각
동물진단 시장 인지도 미미
바이오노트 R&D(연구개발) 공장. /바이오노트 제공
바이오노트 R&D(연구개발) 공장. /바이오노트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대어’로 꼽히는 바이오노트가 침체된 IPO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시장 안팎에서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로 높아진 기업가치가 그대로 산정됐고, 심각한 내부거래 의존도, 확실한 캐시카우 및 성장동력의 부재 등도 문제로 거론된다.

바이오노트는 8~9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오는 13~1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 후 이달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바이오노트는 쏘카 상장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지는 ‘조 단위’ IPO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1300만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범위)는 1만8000~2만2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8000억~2조300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급증성장과 본업인 동물진단 사업을 포함한 후 할인율을 적용했다. 애초 전체 기업가치는 3조5887억원, 주당 가치는 3만4284원으로 평가됐다. 

바이오노트는 2003년 3월 설립된 진단키트 등 동물·인체용 의료 용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당초 올 상반기 IPO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수혜가 줄었던 올 3분기 매출을 주관사와 협의해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제출, 시기를 늦췄다.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를 개발하며 호황을 누렸다. 매출은 2019년 400억원 가량이었지만 2020년 6315억원, 2021년 6224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99억원에서 2020년 5580억원, 2021년 4701억원으로 폭증했다.

다만 상장 후 따상(더블 상한가)을 기대하거나 기업가치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없어서다.

실제로 바이오노트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감소했다. 영업이익 3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5% 쪼그라들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569억원, 영업이익은 307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14.18%, 27.66% 감소했다.

지배구조 또한 바이오노트의 가치를 깎아먹는 문제로 지적받는다.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은 바이오노트와 SD바이오센서의 지분 각각 54.2%, 31.6%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SD바이오센서의 2대 주주(지분율 23.9%)다.

즉 ‘조 의장 → 바이오노트 → SD바이오센서’로 이어지는 구조다. 게다가 바이오노트 매출의 80%가량이 SD바이오센서를 통해 발생하는 등 사실상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상장될 경우 모회사의 가치는 디스카운트한다. 바이오노트가 국내 최대 진단업체인 SD바이오센서의 사실상 모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더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바이오노트의 본업인 동물진단 부문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0년 3조4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는 아직 동물진단은 이제 시장이 시작되는 단계라 당장 급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더불어 바이오노트는 동물진단 시장에서 인지도가 떨어져 기존 회사의 시장 파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노트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판단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며 “실적 악화와 확실한 캐시카우,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십 수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팬데믹 호황을 기업가치로 산출한 것은 문제”며 “조 단위 대어라고 해도 얼어붙은 IPO 시장을 녹일 수준의 파급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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