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매장 / 연합뉴스
에르메스 매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새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쇼파드, 브레게 등 명품 가방·화장품·보석·시계 브랜드의 제품 가격이 일제히 조정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4일부터 가방·의류 등 제품을 최대 15% 인상할 전망이다. 에르메스 측은 프랑스에서 7400유로(약 998만원)짜리 ‘토고 가죽 버킨 25 백’이 10% 인상되면 8140유로(약 1099만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무려 100만원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에르메스는 연간 1회 매해 1월 가격을 인상한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도 4일부터 브리앙, 탕페트 등 인기 가죽 제품 가격을 7~8%대 인상한다.

웨딩밴드 브랜드로 유명한 부쉐론도 2월 중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부쉐론은 매년 1~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해 왔다. 스위스 명품 브랜드 쇼파드는 16일부로 시계·주얼리 등 전 제품 가격을 8% 가량 일괄 인상하며, 브레게는 2월부터 전 제품 가격을 5~10% 올릴 예정이다.

샤넬은 2일부터 뷰티 카테고리 제품들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기초부터 메이크업 제품까지 대부분 제품의 가격이 오를 예정이다. 인기 제품인 '루쥬 알뤼르' 등 립스틱 제품은 기존 4만 9000원에서 약 12.2%(6000원) 오른 5만 5000원에 판매된다.

샤넬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가격 인상과 비교해 거의 모든 제품이 인상되는 등 역대급"이라고 말했다.

립스틱을 비롯한 스몰 럭셔리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5만원 이하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뷰티 선두주자인 샤넬의 가격 인상에 따라 2023년에도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파른 금리인상, 경기둔화 등이 맞물리며 MZ세대들의 명품 뷰티 소비 여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가 지난달 올가방, 구두, 액세서리 등 전 제품 가격을 평균 14%가량 인상했으며, 버버리는 지난달 25일 5~10%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은 지난 2일 모든 제품 가격을 최대 11% 올렸다. 이는 올해 네 번째 가격 인상으로 지난 8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가격인상에도 국내 명품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달러(16조원)로 세계 7위를 차지했다. 2012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명품 시장도 높은 성장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31억 4000만 유로(약 4조 4000억원)를 기록했다. 구찌와 발렌시아가를 소유한 케링의 매출도 14% 증가한 51억 4000만 유로(약 7조 4000억원)로 나타났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산업의 성장력은 이미 증명된 상태다”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불투명으로 인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명품 수요는 예외라는 자신감이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