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시장도 고객 다변화 위한 변화의 움직임에 나서야
하나은행 '클럽원' 전경 /하나은행
하나은행 '클럽원' 전경 /하나은행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자산관리(WM) 부문 사업이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함에 따라 이젠 금융회사들도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 됐다. 다만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WM 시장에서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강점을 갖고 있는 못한 만큼,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지난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5년 동안, 글로벌 WM 자산 규모는 연평균 8%씩 성장했다. 최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WM 자산 규모가 다소 성장이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매년 4% 가량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융자산 1억원~10억원을 보유한 계층인 ‘대중부유층' 이상이 투자 가능한 금융자산의 총합을 살펴본 결과다.

특히 그 중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산은 2026년까지 연 5.4%씩 성장하며 전 세계 각 지역에 비해 가장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미(3.5%)와 유럽 (3.0%)이 정체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펀드, 투자일임, 특정금전신탁 등 국내 WM 자산 규모는 2062조원으로, 2021년 말에 비해 1.3%가 늘었다. 이는 2021년 11.6%가 늘어난 것에 비해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컨설팅사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WM 트렌드는 ▲고객 세그먼트 다변화 ▲자산 이전·인출 관련 서비스 수요 확대 ▲인간적 상호작용이 강화된 디지털 자산관리 ▲투명도 높은 ESG 투자 지향 ▲가상자산 안전성 보장 기술·서비스 고도화 등을 꼽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준비해 선도하고 있는 WM 트렌드에 비해 국내 금융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거나, 규제나 기준이 미비한 분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다섯 가지 영역의 최신 트렌드에서 국내 금융사들도 발걸음을 맞춰가고 있다.

가령 신한라이프는 WM본부 산하에 상속증여연구소를 개설하고 서비스 대상을 고액순자산부호(HNWI)에서 대중부유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이 디지털 채널로 MZ세대 대상 최신 투자 트렌드와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하거나, 우리은행이 MZ세대 특화 웰스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객 다변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WM서비스 제공에 관심이 높은 데 반해,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런 모습이 없다. 2021년 기준 OECD 주요 39개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된 내용 등을 감안하면 아직 국내 현실이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코로나19 당시 확대일로였던 비대면·디지털 채널의 한계로 최근 다시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WM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전담 PB가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 채널에선 시장전망이나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디지털듀얼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리은행 WON컨시어지는 모바일 채널로 전담직원이 1:1 맞춤형 조언과 관리를 제공하며,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파운트는 자사 AI솔루션으로 도출한 시장 예상에 전문 PB가 개인화된 상담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이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세무, 법무법인들과 협력해 가업 승계나 상속 설계 등의 전문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자산가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EY한영, 법무법인 태평양과 제휴해 이와 같은 내용의 수립과 실행, 사후관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 서비스에서 마찬가지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 은퇴자산관리 부문은 취약하다. 자산의 적립 부문에 치우친 접근을 보여주고 있으며 운용이나 인출 전략 수립에서는 향후 더 경쟁력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퇴직금 의무 이전 제도 시행 등의 규제 변화에도 대응해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의 투명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포트폴리오 투자전략이 이에 부응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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