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한수지(왼쪽)와 IBK기업은행 김수지. /KOVO 제공
GS칼텍스 한수지(왼쪽)와 IBK기업은행 김수지.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여자배구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한수지(34·GS칼텍스)와 김수지(36·IBK기업은행)가 30대 중반 나이에 생애 첫 ‘블로퀸’에 도전한다.

한수지는 12일 오전까지 세트당 블로킹 0.78개를 기록해 현대건설 양효진(0.74개), 한국도로공사 정대영(0.73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2006년 GS칼텍스에 입단한 베테랑이지만, 미들블로커 구력은 짧다. 원래 포지션은 세터다. 블로킹에 능한 장신(183cm) 세터로 평가받아 2006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혔다. 2006-2007시즌 신인왕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이후 슬럼프를 겪었고,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서남원(56) 당시 KGC인삼공사 감독의 권유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배구 인생을 건 모험이었다. 

GS칼텍스 한수지(왼쪽). /KOVO 제공
GS칼텍스 한수지(왼쪽). /KOVO 제공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됐다. 2019-2020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로 이적한 한수지는 주전 미들블로커로 맹활약했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2020-2021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블로킹, 속공, 이동공격 부문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다. 지난 시즌엔 개인 통산 600블로킹 득점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V리그 여자부에서 한수지보다 먼저 600블로킹 득점 이상을 올린 선수는 양효진(1411개), 정대영(1159개), 김세영(은퇴·971개), 김수지(895개), 한송이(KGC인삼공사·810개), 배유나(도로공사·789개) 6명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한송이와 세터 출신인 한수지를 제외한 5명은 '정통 센터'다.

미들블로커로 7시즌째를 맞은 한수지는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20경기 80세트에 출전해 블로킹 63개를 기록했다. 시즌이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개인 한 시즌 최다 블로킹 개수(2016-2017시즌·77개)에 근접했다. 무난하게 커리어 하이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19-2020시즌 블로킹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인 그가 생애 첫 블로퀸에도 정조준한다. 

IBK기업은행 김수지. /KOVO 제공
IBK기업은행 김수지. /KOVO 제공

김수지는 세트당 블로킹 0.71을 기록해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 1위 탈환이 가능하다. 그는 2005-2006시즌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흥국생명을 거쳐 2017-2018시즌부터 기업은행에서 뛰고 있다. 프로에서 18번째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어느덧 36세 노장이 됐지만,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음에도 팀이 치른 20경기에 모두 출전해 중앙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세트당 블로킹 0.71개는 2005-2006시즌 데뷔 후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이동 공격과 속공 부문에서도 각각 5위(성공률 38.24%), 10위(성공률 39.29%)를 마크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김수지는 오랜 기간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활약해 왔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2017시즌 미들블로커 베스트7에 선정된 게 전부다. ‘회춘’한 올 시즌에 생애 첫 블로킹 1위를 노린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