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기업들이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제품 가격 인상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고환율,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린 식품업계가 불안한 경영환경 속 실적 호황을 맞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간 매출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 3조1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상승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1조7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매출 호조와 함께 글로벌 전략 제품인 GSP(Global Strategic Product)를 내세운 해외 사업 확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제과, 오뚜기, SPC삼립도 처음으로 매출 3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와 살림을 합친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 3조20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합병 과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와 전반적인 내수 시장 침체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라면업계의 성장도 돋보인다. 농심과 오뚜기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경기불황 속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데다 곡물가, 유가 등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 원가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라면시장 1위인 농심의 경우 매출 3조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한 실적을 기록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 하락한 995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 2분기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미쳤다. 다만 지난해 추석 이후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며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 '진라면'./
오뚜기 '진라면'./

오뚜기는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3조140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837억원으로 10.3% 증가할 전망이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라면 가격을 11% 올린 바 있다.

‘포켓몬빵’으로 지난해 인기를 끈 SPC삼립은 올해 매출액 3조3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뛸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대상, 신세계푸드, 매일유업 등 일부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하락할 전망이다. 대상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 가량 오른 4조9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4% 가까이 떨어진 1471억원을 기록한다고 내다봤다. 원재료의 영향이 큰데 주력 사업인 전분당과 식품 사업이 가격 인상 이후 수익성을 회복할 전망이다.

올해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상된 원부자재 인상 여파가 여전히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또 인건비와 설비 등을 비롯한 제반 비용 상승도 수익성을 떨어뜨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평균적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곡물·유지류 등 원재료 가격 인상과 인건비 등 여러 측면에서 가격 인상 요인은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