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탈석탄 선언 후 해외채권·해외주식 등 오히려 석탄 자산 증가
지난 24일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플랜1.5등 11개 기후단체들이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사 및 5개 지역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 24일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플랜1.5등 11개 기후단체들이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사 및 5개 지역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국민연금 석탄 투자 제안 기준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환경운동연합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민연금의 탈(脫)석탄 선언이 나온지 2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석탄화력 발전 관계사 등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기후·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그간 '국민연금 탈석탄 촉구서명' 운동을 진행한 결과, 30일 기준 1007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서명은 제2차기금운용위원회와 보건복지부·국민연금·국회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기후솔루션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석탄발전소에 국민연금을 투자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2년 넘게 말뿐인 약속이다. 국민연금은 2년 전 5월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석탄투자제한로드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또 31일 열리는 국민연금 제2차 기금운용위원회 심의 및 의결 안건에도 석탄투자 제한정책은 상정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탈석탄을 선언했던 2021년 5월, 그리고 2022년 10월의 국내채권·해외채권·국내주식·해외주식 투자액을 비교하면 국내주식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모두 (석탄화력발전 관련) 투자액이 증가했다"며 "국민연금이 직접투자를 줄인다고 해도 위탁투자는 1.5배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에는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빅웨이브·기후솔루션·플랜1.5 등 11개 기후·환경단체들이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사 및 5개 지역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국민연금에 '연기대상'을 수여하고 조속한 탈석탄 정책 이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날 퍼포먼스는 국민연금을 상징하는 활동가가 레드 카펫을 걷는 대신 석탄을 상징하는 검은 바닥에 돈을 뿌리며 등장해 국민연금이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석탄에 투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수상대에 선 국민연금 역할의 활동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석탄투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행동을 하지 않아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 이행을 미루는 사이 오히려 석탄 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석탄발전 투자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5조5000억원에 달한다. 

환경운동연합은 "탈석탄 선언 시점과 비교하면 석탄 발전의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이 각각 45%, 34%로 크게 증가했다"며 "국내 주식 부분 금액이 35%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주식은 지분율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고, 평가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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