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고 기온 40도 넘는 美·中...기후위기에 고통받는 지구촌
산호초 '백화현상'에 심층 해수 순환시스템은 '붕괴 위기'
英 싱크탱크 "기후위기, 세계 경제에 '메가 쇼크' 가져올 수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폭염과 폭우 등으로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 인플레이션부터 전염병까지 다양한 재난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올해 7월, 12년 만에 가장 더워"...기후위기 가속화 

CNN과 BBC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12년 만에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은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계속 달아오르면서 폭염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폭염은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 절반에 가까운 주들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력망에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미국 내 최고기온이 경신된 곳은 올해 1만 2000개가 넘는다. 특히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이번 달 최고 기온이 19일 연속 43도 이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선인장도 더위를 견디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특히 의사들은 땅에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화상을 입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최근 낮 한때 체감기온이 65.7도까지 상승, 전문가들은 "사람이 견딜 수 없는 더위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중국도 지난달 중순부터 북방 지역과 신장 등에서 40도를 넘겼고, 이달 중순에는 낮 최고 기온이 52도를 넘어섰다. 

폭염에 건조한 날씨까지 더해져 캐나다, 그리스 등은 역대급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캐나다에서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전국적으로 퍼졌고, 그리스는 산불로 인해 관광객과 주민들 수만명이 대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 키 해역 수온이 38도를 넘어서면서 산호초의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키 해역 수온이 38도를 넘어서면서 산호초의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해양 생태계도 울상...산호초는 죽고 심층 해수 시스템 붕괴 위험까지

해양 생태계 역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키 해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다. 수온이 38도를 넘어서면서 바다 생물 역시 살아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심층 해수 순환시스템 중 하나인 북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이르면 2025년부터 붕괴 위험에 쳐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페테르 디틀레우센 교수와 수잔네 디틀레우센 교수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1870~2020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를 토대로 AMOC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실었다. 

심층 해수 순환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작용 중 하나다. 그 중 AMOC는 변화가 시작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주요 시스템이다. AMOC이 붕괴할 경우 북반구는 물론 전 세계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 순환의 변화에 따른 급격한 기후변화가 발생한 시기는 마지막 빙하기에 나타난 AMOC의 붕괴와 복원이 나타났을 때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당시 북반구 평균 기온은 10년 동안 10~15도의 변동이 있었다. 이는 한 세기당 1.5도 내외의 변화를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수치다. 

앞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연구(CMIP) 모델을 기반으로 했을 때 21세기 내 AMOC가 완전히 붕괴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심각한 변화를 감지, 현재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5년부터 AMOC의 붕괴가 시작되고 2095년에는 완전히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구팀은 AMOC의 변화의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5년 내 위기 닥칠 수 있어"...금융 시장까지 위협하는 기후위기

기후위기에 따른 이상기후, 생태계 변화가 결국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금융시장의 위기는 향후 5년 동안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지난 28일 '기후변화가 향후 경제의 메가 쇼크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경제적 재정적 결과는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고온현상으로 농작물 재배의 실패는 농촌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식량 가격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크레온 버틀러 채텀하우스 글로벌 경제·재정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경제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며 "홍수와 해수면 온도 상승 등 역시 수산물이 줄어드는 등 어촌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텀하우스는 "(금융시장에 가해지는 충격은) 향후 5년 동안 언제든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증가하는 부채 △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등에 따른 경제 위기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탄소배출 규제 등에 따른 산업계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틀러 책임자는 "기후위기는 경제 정책 등 다른 도전과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 다만 둘 중에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기후위기가 경제 정책보다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역시 경제에 타격이 있더라도 기후위기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2%는 경제보다 환경보호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43%가 환경보다 경제 성장을 우선시해야한다고 응답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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