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하이닉스, HBM3 엔비디아 독점 공급
삼성전자도 구글·AWS 고객사 확보
대만 TSMC, 패키징 공급 한계 달해
TSMC 경쟁력↓...삼성전자 기회일 수도
SK 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현존 최고 용량(24G) HBM3 / SK 하이닉스
SK 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현존 최고 용량(24G) HBM3 / SK 하이닉스

[한스경제=이다겸 기자] 챗GPT 등 AI 열풍이 가속화 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훈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양축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잇따라 HBM3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업 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수요가 급성장함에 따라 핵심 부품인 HBM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HBM 수요는 2억9000만 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약 60%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약 5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가 40% 수준으로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에 비해 점유율이 다소 부진한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달리 HBM 분야에선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 선두를 유지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현존 최고 용량(24G)으로 꼽히는 HBM3 제품을 개발했다. 다음해 6월에는 글로벌 챗GPT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3 제품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 중이다.

엔비디아 등에서 생산하는 GPU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장치로, 해당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 HBM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10㎚ 3세대 D램 비중을 확대해 생산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HBM ‘HBM3E’를 양산하고, 오는 2026년은 6세대인 ‘HBM4’를 생산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생산 중인 HBM3 제품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생산 중인 HBM3 제품 / 삼성전자

삼성전자도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를 HBM3 고객사로 확보했다. HBM3은 구글과 AWS의 AI 서비스 용도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도 HBM3 제품부터 패키징 작업까지 원스톱 공급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엔비디아는 HBM3 제품을 SK하이닉스에서 단독 공급받고, 패키징 작업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 맡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TSMC의 반도체 패키징 공급이 엔비디아 AI 칩 생산과 패키징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에 칩 생산과 첨단 패키징을 의존하는 엔비디아와 AMD가 경쟁이 붙으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TSMC 외에 타업체 패키징 아웃소싱을 구상 중이라는 얘기가 들리면서, 삼성전자가 패키징 서비스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에게 기회가 왔다”며 TSMC의 경쟁력 감소에 따른 대안 기업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TSMC가 첨단 칩 기술과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통합한 기술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유지해왔으나, 이제는 TSMC 공급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발전할수록 GPU와 HBM 수요가 늘고 초고성능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를 늘려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연구 개발을 거듭하는 등 국내 관련 기업은 향후 HBM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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