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정부 ‘단체 관광’ 허용…증권가 “중국 소비주 오름세 강화될 것”
최근 국내 증시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 허용에 중국 소비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 허용에 중국 소비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우리나라 단체 관광 허용에 중국 소비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30포인트(0.34%) 내린 2591.26에 거래를 마감해 2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코스닥은 0.91포인트(0.10%) 오른 912.20으로 마감했다.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는 “코스피는 수출입 지표 부진에 하락했다”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안도감에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대중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며 무역 적자 규모 확대 소식에 반도체 및 2차전지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증시는 약세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은 2차전지 약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강보합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시장에선 최근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6년여 만에 우리나라에 대한 단체 관광을 허용키로 하면서 중국 관광객의 한국 내 소비가 증가하는 ‘중국특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6년여 만에 중국인의 우라나라 단체관광 여행길이 열리게 됐다. 앞서 2017년 중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THADD) 배치와 관련해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중국의 단체 관광 허용 소식에 국내 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소비 진작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는 53척 규모의 크루즈관광 신청이 들어오는 등,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모두 찬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는 이러한 영향이 중국 소비주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국내 주요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중국 소비주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우라나라에 대한 단체여행 규제를 푼 결과, 과거 국내시장 내 소비 진작에 크게 기여했던 중국인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미 명동이나 홍대 등, 서울 주요 관광지에선 중국인의 발길이 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시간이 갈수록 중국인 여행객은 국내에서 더 많이 보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경우, 지금보다 3배 많은 중국인이 국내에서 소비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수 소비가 긍정적으로 전환되면서 해당 종목들의 뚜렷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6월 기준 16만 8000명까지 늘었던 중국인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2월 수준으로 회복하면 지금보다 3배 이상 많은 중국인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 것이다”며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올랐지만 뚜렷한 상승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며, 중국인의 소식이 더 많이 들릴수록 인바운드 소비주의 오름세도 강화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8월에는 미국, 중국 증시 약세로 인해 여전히 반도체, 자동차, 기계, 조선 업종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소외주였던 중국 소비주와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단체관광 허용 소식이 가격메리트 부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소비주, 내수주의 추가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며 “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 여전히 마이너스 권역으로 가격메리트가 여전하고, 중국의 7월 실물경제지표를 통해 경기불안심리 진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여전히 중국 소비관련주의 실적 전망이 불안정하고, 외국인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화장품/의류 업종에서는 최근 급반등을 비중 축소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아직 펀더멘털 동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 소비주들의 상승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격메리트, 이슈/이벤트에 의한 반등이라면 실물지표 공개 시점 전후가 단기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압력과 중국 우려가 코스피 상단을 막고 있으며, 실적 시즌 마무리 단계로 이익추정치 상향 속도도 둔화됐다”며 “하반기 이익 회복 기대와 개선된 투자심리는 하단을 견고히 하는데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여행객 허용 △견조한 미국 경기·기업실적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의 대중 첨단산업 투자 제한 조치 △물가 재상승 우려를 지목하며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30~2660포인트로 제시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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