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목축업·농업 등으로 아마존 산림 개간한 영향
브라질 연구진 "아마존이 감당할 수 있는 탄소 배출량 초과" 
'룰라 정권' 들어선 이후 탄소 배출량 감소는 긍정적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목축업과 농업 등을 위해 아마존 산림을 개간하고 태우면서 탄소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목축업과 농업 등을 위해 아마존 산림을 개간하고 태우면서 탄소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목축업과 농업 등을 위해 아마존 산림을 개간하고 태우면서 탄소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주도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의 루시아나 가티(Luciana Gatti)는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엘니뇨였다"며 "이번 연구는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법 집행을 해체하지 않는 이상 아마존에서 대규모 탄소 배출이 발생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2020년 아마존 탄소 배출량과 2010~2018년 탄소 배출량 평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2010~2018년 평균에 비해 2019~2020년에는 탄소 배출량이 2배 증가했다. 해당 기간 목축업과 농업을 위해 의도적으로 산림을 개간하고 태운 점이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임기 전반기는 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2016년 기록적인 엘니뇨 가뭄·폭염에 필적할 정도로 아마존에 파괴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존이 흡수하고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날씨 주기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우기에는 더 많이 흡수하고 건기에는 더 적게 흡수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정부 하에서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은 자연적 과정과는 거의 관련이 없으며, 브라질 정부의 환경 관련 법 집행이 무산되고 격하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실제 보우소나루 정부 하에서 불법 삼림벌채에 대한 벌금형 집행 횟수 등이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화재와 토지 개간은 증가했다. 이로 인해 탄소 배출량은 2010~2018년 연평균 0.24기가탄소톤(GtC)에서 2019년 0.44GtC, 2020년 0.55GtC으로 각각 증가했다. 

보고서는 아마존이 현재 흡수 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숲의 새로운 지역, 특히 유역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 중 하나인 서부 아마존이 불법 광부들의 표적이 돼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마존이 더 이상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티핑 포인트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생물 다양성과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를 주도한 루시아나 가티는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과학, 삼림벌채 및 화재 모니터링, 법 집행 및 경제적 요인 등 아마존을 파괴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요소를 종합했다"며 "이러한 모든 요인을 관할한 후 아마존의 대규모 탄소 배출에 책임이 있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농업계는 아마존을 세계의 허파가 아닌 세계의 농장으로 만들기 위해 아마존을 찾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차원에서도 끔찍한 현상이다. 아마존은 기후 변화의 완충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브라질의 기후 과학자 카를로스 노브레(Carlos Nobre)는 이달 초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남미 지도자들의 '범아마존 정상회의'가 석유 및 가스 탐사에 대한 이견으로 산림 손실을 중단시킬 지역적 목표에는 합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일부 국가, 아마존의 많은 국가 등 전 세게적으로 삼림벌채를 줄이기 위한 정치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브라질은 6월 삼림벌채가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30년까지 삼림벌채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 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 연합뉴스

실제 이달 초 브라질 정부는 올해 1~6월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퇴임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가 집권하면서 보호 구역을 확대하는 등, 정치적 변화가 일어난 결과라는 관측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올해 7월 산림 벌채가 지난해 7월보다 60%나 줄었다는 통계와 관련해 "이 수치는 70%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발표되자 마리나 시우바(Marina Silva) 브라질 환경장관은 "(아마존 벌채 감소가)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아마존 열대우림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국가의 정상들이 실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남미 국가에 기록적인 더위를 가져온 기후위기의 심각한 위협으로 인해 이번 회의는 단합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며 "과학자들이 경고한 '아마존 티핑포인트'에 도달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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