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개월여간 10억달러 규모 자연재해 '23건' 발생
전문가 "자연재해 피해액 더 늘어날 것"
"허리케인 빈발 지역, 재해 빈번한 고위험 지역될 듯"
미국 해양대기청은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액이 77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액이 77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따른 폭염과 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를 겪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올해 자연재해 피해액이 579억달러(약 76조95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허리케인 등으로 올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미국 해양대기청(NOAA) 분석에 따르면 2023년 현재까지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자연재해는 총 23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가 아직 4개월이나 남았음에도 2020년 재해 피해액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23건의 재난에 따른 피해액은 579억달러에 달한다. 이로 인해 올해 물가는 1980년 이후 일곱 번째로 비싼 해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사망자는 253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해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1월 30일까지를 허리케인의 집중 발생 시기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미 남부 지역은 예년보다 더 덥고, 해수면 상승 역시 가팔라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 8월 미 플로리다주를 덮친 허리케인 이달리아의 피해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힐러리, 중서부 가뭄 등은 경제적 피해 규모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힐러리는 지난달 16일 80여년 만에 발생한 메이저급 허리케인이다. 당시 일부 지역에는 하루에 1년치 강수량이 쏟아졌다. 

경제적 피해 외에도 허리케인이 닥칠 해안이나 숲 주변을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애리조나 대학의 기후 과학자인 캐서린 제이콥은 "사람들이 (허리케인) 고위험 지역에 새로운 인프라와 건물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해안선 주변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의 강도와 빈도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지역은 재해가 빈번한 고위험 지역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재해 증가를 대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날씨 패턴의 변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 서부에서는 건조함이 심해지면서 산불 발생 빈도는 잦아지는 한편 동부에서는 불규칙한 강우 패턴 등으로 강우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적십자사 인도주의 서비스 책임자인 트레버 리그겐은 "쉴 틈이 없다"며 "현재 거의 매주 10억달러 규모의 재난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발한) 빈도는 적십사의 운영 방식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기존 적십자는 재난을 사례별로 처리,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각 지역 조직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부금을 모집하고 있으며, 직원 69명을 충원했다. 기부금은 직접적인 재정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지원에 사용된다. 이후 기후위기에 취약한 계층을 돕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백악관은 의회에 재난 구호 자금을 120억달러(약 15조9312억원)에서 160억달러(약 21조2416억원)로 증액을 요청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해양대기청의 기후학자인 아담 스미스는 "이런 추세는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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