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철도노조, “국토부·코레일 대응 따라 2차 무기한 총파업도 불사”...시멘트업계 장기화 우려
18일 KTX 17시, 일반열차와 화물열차 18시, 수도권전철 21시 이후 정상 운행
서울역에서 전광판을 통해 열차 운항일정을 확인하는 승객들 / 김우정 기자
서울역에서 전광판을 통해 열차 운항일정을 확인하는 승객들 / 김우정 기자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4일간의 총파업을 마무리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비상수송체제를 통해 운항률 70% 이상 유지했지만, 시민들의 불편과 산업계의 물류난은 피할 수 없었다. 4일간의 파업 이후에도 양측 간의 입장차이는 여전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업기간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열차운행현황(15시 기준)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14일에는 평시 대비 76.4%, 15일에는 70.3%, 16일에는 70.8%, 17일에는 71.8%가 운행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운전경력이 있는 내부 직원과 군인력 등 대체인력을 투입해 계획 대비 약 102%로 확대해 운영했다고 발표했지만, 승객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파업 2일 차인 15일 서울역에는 파업으로 열차가 취소된 승객들이 전광판 앞에서 열차운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습과 한국여행을 온 외국인들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갑작스런 열차 취소에 발이 묶인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인파가 몰리는 퇴근 시간, 동인천행 급행열차의 출발이 연속 지연되자 열차 내 승객들이 열차 관계자들을 향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시멘트 업계 운송량 대폭 줄어...한일시멘트 10-20%, 아시아시멘트 20%에 그쳐

지난 4일간 코레일은 물류·화물열차 운행량이 일평균 117회에서 38회로 대폭 감소했으며, 낮 수송량이 일평균 6만톤에서 2만톤으로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이번 파업으로 피해액이 7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한편, 정확한 수치는 추후에 확인가능하다고 답했다.

화물은 필수유지업무에 포함되지 않아 운행률이 평시 대비 40%를 넘지 못하는 등 물류 수송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14일 기준 화물열차 운행현황은 평시 일 160회에서 40회로 대폭 감소했으며, 운송량도 8.3만톤에서 2.2만톤으로 감소해 평시 대비 26.3%의 운항률을 보였다. 15일에는 22.8%, 16일 33.9%, 17일 60.0%을 기록하며 여객 대비 저조한 운항률을 보였다.

이에 수도권 물류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에 따르면, 파업 첫날 상행 12대, 하행 3대 총 17대가 운행돼 전주 1348TEU대비 50% 급감한 727TEU를 운송했다. 이어 15일 상행 5대, 하행 4대가, 16일에는 상행 4대와 하행 5대 등 총 9대가 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왕ICD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누적 물동량을 줄이기 위해 주말에도 운송을 이어나갔다. 이에 의왕ICD 관계자는 “파업기간에 의왕IDC의 물류량은 약 1/3이 줄었다”고 답했다.

특히 원료 공급부터 제품 출고까지 철도운송에 의존하는 시멘트업계에 타격이 제일 컸다.

한일시멘트의 철송 운송량은 평시 대비 10-20% 그쳤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자사는 육송으로도 운송을 진행하고, 저장소에도 일정량이 비축돼 있어 소비처에게 시멘트 공급은 가능했다”며 “그러나 제조사에서 저장소로 가는 운송량이 10-20%밖에 운송되지 않아 정상 운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파업이 장기화되면 운송단가가 상승하는 등 운송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시멘트 또한 운송량이 1만2000톤이 예정됐지만, 3-4000톤 운송에 그쳤으며, 운행량도 약 100량에서 20량만이 운행돼 약 1/5로 대폭 감소했다. 아시아시멘트 관계자는 “하루에 약 3-4군데에 운송해야 하지만, 1곳만 운송이 가능했다”며 “단기간으로는 육송으로 전환운송하는 등 대비할 수 있지만, 장기간이 되면 전체 물류업계에 여파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5일 서울역 앞에서 철도파업시위를 진행하는 철도노조 / 김우정 기자
지난 15일 서울역 앞에서 철도파업시위를 진행하는 철도노조 / 김우정 기자

◆철도노조, “국토부와 사측의 입장 지켜보며 2차 무기한 총파업 준비”

현재 철도노조와 정부·코레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2차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파업으로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 연결 △4조 2교대 전면시행 △임금요구안 △성과금 지급기준 △정액인상·정액배분 등을 요구했다. 그중 9월 1일부터 6회 증편한 경부선 KTX의 시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변경하고, KTX와 SRT를 연결 운행할 것에 주안점을 두고 파업을 진행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를 통한 국민 불편해소, 좌석증대 등 국민편익과 공공철도 확대를 요구했지만, 국토부와 철도공사는 국민 편익을 외면했다”며 “수서역 기반 SRT와 서울역 기반 KTX의 분리 운영은 철도 민영화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서울역을 방문해 “철도정책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앞세워 논의될 것이 아니며, 전혀 검토한 적 없고 실체도 없는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철도노조는 국민 불편과 경제 발목을 잡는 파업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파업을 마무리하며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수서~부산노선 감축을 사회 의제로 끄집어냈고, 유일한 대안인 수서행 KTX를 각인시켰다”며 “국토부와 사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민불편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인 수서행 KTX에 대한 국토부의 진지한 검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레일은 시한부 파업이 18일 오전 9시에 종료됨에 따라, 조합원 교육 및 적합성 판단, 차량 편성운용 등을 고려할 때 KTX는 17시,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는 18시, 수도권전철은 21시 이후부터 정상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불편을 드린 점에 사과드리고, 안전한 열차 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 노조 측과 긴밀히 협의해 추석 전 파업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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