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족 시설과 같은 부대 시설 확충 필요성 강조
"친환경적이고 자연과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맨발 걷기 길을 만들 것"
"자연 자원들을 최대한 보존해 맨발걷기 길의 소재로 활용한 생각"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나 걷기 명소를 둘러보면 삼삼오오 맨발로 걸어 다니는 이들을 볼 수 있다. 발이 더러워지는 것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질퍽거리는 흙길과 자갈밭으로 된 산책로를 거리낌 없이 걸어 다닌다. 떠올려 보니 인간은 태초에 맨발로 걸어 다니며 발로 자연을 느꼈다. 어싱(earthing)족(族)이라는 신조어는 맨발걷기 열풍을 대변한다. 사람들이 왜 맨발걷기를 즐기고, 또 맨발걷기 열풍은 왜 생겼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편집자 주>


[수원=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맨발걷기 열풍이 불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앞다퉈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성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1400만 도민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는 성기황(59) 의원이 맨발 걷기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요즘 경기도 내 산과 공원에는 맨발로 거니는 도민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맨발걷기 열기에 힘입어 수원시는 지난 11일 광교 호수공원에 황톳길을 개장했다. 용인시는 한숲근린공원과 도심 내 구성도시자연공원을 조성했다. 이 외에도 하남시, 광명시, 구리시, 의왕시 등이 맨발걷기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맨발걷기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세족 시설과 같은 부대 시설 확충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경기도의회 군포시 군포2동, 대아동, 송부동에 지역구를 둔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성기황 의원은 최근 경기도 공원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추진했다. 그는 조례안을 준비하게 된 배경에 대해 “경기도에서도 맨발걷기를 하는 도민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맨발걷기와 관련한 시설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고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원하려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조례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기황 의원이 갑작스럽게 맨발걷기 활성화에 관심을 보인 건 아니다. 그에게 이미 걷기는 하루의 시작이다. 매일 오전 4시부터 5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집 근처 군포시 수리산 둘레길을 1만 보씩 걷는다. 맨발걷기에 관심을 가진 뒤에는 여기에 푹 빠졌다. 그는 “매일 걷는 걸 넘어서서 이제는 맨발걷기에 도전하고 있다. 맨발로 수리산을 거닐고 난 뒤에 상쾌함을 느꼈다. 밤에 잠도 잘 왔다”며 “수리산 둘렛길을 쭉 거닐면 아침에도 맨발로 걷는 분들이 참 많이 보인다. 이분들에게 맨발걷기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도 듣곤 한다”고 말했다.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성기황 경기도의원이 18일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09.18.

맨발걷기를 효과를 느껴본 성기황 의원은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인위적이지 않은 맨발걷기 길을 조성하고자 한다. 그는 “땅의 기운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소재든 상관이 없다. 황톳길도 좋고 여기에 왕겨, 낙엽, 볏짚, 톳밥, 목재 칩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맨발 길도 조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또한 맨발로 걷는 분들이 야자 매트가 없는 쪽으로만 걷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야자 매트는 최대한 지양하고 친환경적이고 자연과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맨발 걷기 길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맨발걷기 길 조성은 탄소중립과도 이어진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6년까지 22%, 2030년까지 40%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경기도의 탄소중립기본계획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성기황 의원은 “왕겨, 나뭇잎, 나뭇가지 등은 지구로부터 나오는 자원이다. 이걸 태우면 탄소가 된다. 하지만 맨발로 밟음으로써 지구로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 자원들을 최대한 보존해 맨발걷기 길의 소재로 활용한 생각이다”며 “맨발걷기가 도민들의 생활에 녹아 들어 건강의 이로움을 안겨 주면 좋겠다. 아울러 탄소중립에도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미소 지었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