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그룹 CEO들 16~18일 프랑스 파리서 지정학 위기 대응 방안 토론
글로벌 경제블록 별 통합 인프라 구축 및 인재 확보 방안도 모색
최 회장과 CEO들, 세미나 전후 유럽·아프리카 등서 ‘부산 엑스포’ 홍보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SK그룹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정학 위기를 비롯한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개발을 CEO들에게 주문했다. 또한 SK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CEO들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영전략 방향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본격 실행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개막 스피치를 통해 “현재 우리 그룹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글로벌 문제는 주요 국가들의 패권경쟁”이라며 “미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주요 변곡점들을 참고해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성공적인 글로벌 사업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18일 폐막 연설을 통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그리고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면서 ‘서든 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서든 데스’를 처음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다시 서든 데스를 언급한 것은 그룹의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 한국 기업과 SK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가치 수립과 주요국 경제 블록 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 AI, 환경 관점의 솔루션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또 CEO들에게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세미나 기간 중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 인프라를 구축해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2010년 중국에 설립한 SK차이나와 같은 그룹 통합법인을 다른 거점 지역에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일하는 방식과 HR시스템으로는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각 구성원들의 행복과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유연근무제(Flexible Working) 도입을 위한 실행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2009년 중국 베이징에 이후 14년 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파리 외에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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