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 / 연합뉴스 제공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 一带一路)가 10주년을 맞이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의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공표하기 위해 지난 17-18일 베이징서 ‘제3회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했지만, 막상 포럼을 열어보니 역대 최저로 23개국만이 참석해 일대일로의 매력이 떨어졌음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일대일로가 국제사회의 박수를 더 이상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경제적 '갑질'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현지에 철도, 도로, 항만 등을 건설한 이후 막대한 부채를 떠넘겨 국제사회로부터 '부채의 덫'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리랑카는 중국 자본을 빌려 항만, 도로, 철도 건설에 동참했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려 결국 항만 운영권을 중국에 넘겼다. 현재 스리랑카의 가장 큰 채권자는 중국이며, 총 부채의 약 52%인 약 73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최초의 해외 고속철도 프로젝트로 지난 17일 개통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 고속열차’도 추정 예산인 약 55억달러를 윗돌은 70억달러가 투입되며 인도네시아에 막대한 부채를 가져왔다.

녹색금융개발센터와 중국 푸단대학교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10년간 BRI에 투자한 자금은 약 9620억달러(약 1300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 18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 참여국에 7800억위안(약 144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예고했다.

중국은 참여국에 경제적 ‘윈-윈’을 내걸며, 투자가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 주장하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중국이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 내달리는 이유는 위안화의 국제화와 중국기업의 과잉생산능력을 해결하고자 함에 있다. 아울러 과거의 실크로드처럼 아프리카, 남미 등의 석유, 가스, 광물 등을 손쉽게 얻기 위함도 분명하다.

대만-아시아 교류재단의 연구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중국의 세력권 확대, 중국에 대한 지역 의존도 증가, 국가들을 부채에 가두고 국가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BRI에 대해 우려하며 이전부터 완강히 BRI를 거부해왔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미국이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경제회랑’를 공개하고, 올해 안으로 이탈리아가 탈퇴하는 등 서방국의 참여가 떨어진 일대일로의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는 다른 양상을 띌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이번 포럼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 주석은 여전히 BRI를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증진시킬 사업으로 보고 있다.

‘제2의 실크로드’라는 원대한 계획의 세운 그 포부는 대단하지만, 그 포부만큼의 리더십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지는 미래의 ‘일대일로’가 증명해 줄 것이다. 계획대로 구축 된다면 말이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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