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화학, 아베오 인수 효과 톡톡…생명과학 1조 클럽 + 흑자전환
SK팜테코, 미래 먹거리 발굴…세포·유전자치료제 드라이브
LG화학의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 기념사진. 신학철 부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앞줄 왼쪽 다섯 번째). /LG화학 제공
LG화학의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 기념사진. 신학철 부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앞줄 왼쪽 다섯 번째). /LG화학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LG화학과 SK팜테코가 공격적인 투자로 M&A(인수·합병)에 성공, 미래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1조 2000억원으로 전망한다. 연매출 1조원 돌파는 2002년 창립(당시 분사, 2017년 흡수합병) 이후 처음이고, 1981년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 한 지 42년 만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8472억원을 기록, 지난해 대비 36.8%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전체 매출(8493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이처럼 외형이 급증한 이유는 미국 항암신약 개발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 인수 영향이 컸다. 

LG화학은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7000억원을 투자해 아베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로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점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분기에는 아베오 인수 후 일회성 비용과 무형자산 상각비 반영으로 90억원 적자를 냈지만, 3분기에는 아베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합산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M&A 효과뿐 아니라 성장호르몬제, 당뇨 신약 ‘제미글로’, 백신 등 기존 주력 사업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과거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유전질환 환자들에게 주로 처방된 성장호르몬제가 아이를 키우는 서울 강남 엄마들의 ‘필수 3종 세트(성장주사, 드림렌즈, 치아교정)’로 등극하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CBM. /SK팜테코 제공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CBM. /SK팜테코 제공

SK그룹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혁신 신약 생산 분야에서 5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업계 ‘톱3’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SK팜테코의 9000억원대 매출 중 90%가 합성의약품에서 나오지만, 5년 내 이 비중을 50%로 낮추고 CGT를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2017년부터 M&A를 추진했다.

SK팜테코는 지난 9월 미국 CGT CDMO 기업인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을 인수했다. 작년 1월 미국 내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CBM에 3억 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는데, 당시 확보한 추가 투자 권리를 행사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 업체는 단일 규모 CGT CDMO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1년 프랑스 CGT CDMO 이포스케시(Yposkesi)를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SK팜테코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유럽 시장에서 합성의약품과 CGT 모두를 아우르는 현지 공급망을 완성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1년 기준 약 74억 7000만달러(약 10조원) 규모인 CGT 시장이 오는 2026년 약 555억 9000만달러(약 74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4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대표는 “미국 CBM은 현재 매출이 크지 않아 매년 2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세계 CGT 시장도 내년 반등해 연평균 100~150% 성장할 수 있어 향후엔 매출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CGT 신약 승인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업 제품 증가로 이어져 시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로 이어지고, 향후 12~24개월 내 다시 (CGT 기반인) 바이럴벡터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알그림 대표는 “다른 CDMO는 한 곳에서만 생산하지만 우리는 2개 대륙에서 생산하게 된다”며 “미국과 유럽을 두 축으로 합성의약품과 CGT 역량을 결집해 세계 고객에게 독보적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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