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도 완화…시장의 기대감 앞서는 점은 ‘경계’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는 등, 그동안 불확실성 우려가 높았던 요소들이 완화되며 향후 국내 증시의 흐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의 완만한 우상향을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경계감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에 비해 3.2%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3.3%를 하회한 기록이다. 9월과 비교했을 때는 변동이 없으며(+0.0%) 이 역시 예상치인 0.1%를 하회한 것이다.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9월에 비해서는 0.2%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4.1%와 0.3%를 모두 하회했다.
예상치를 하회한 CPI의 발표 결과는 미국 증시에 즉각 반영됐다. 14일 미국 뉴욕거래소에서의 주요 지수 상승률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1.43%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 500) 지수 +1.91% △나스닥 지수 +2.37% 등이다.
국내 증시 역시 이에 영향을 받으며 온기가 돌았다. 15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 2486.67(+2.20%) △코스닥 809.36(+1.91%)을 기록하며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증시에 대해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월 CPI 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가 높아졌고 미 하원에서 내년 임시예산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으며 중국 정부의 주택 수요 부양을 위한 1조 위안 투입 계획이 호재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언급됐던 이슈들이 11월 들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CPI 상승률 둔화가 확인되면서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완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계감은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 하락 속도의 둔화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앞서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속도 조절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 미국 2024년도 임시예산안 하원 통과 등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물가 하락에 기반한 금리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낙관론을 불어넣는 요인이며 오는 24일부터는 연말 쇼핑시즌도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미국 장기국채 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될 순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주식시장은 완만한 우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그 속도는 점차 감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그동안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억눌러왔던 불확실성 변수, 리스크 팩터들이 빠르게 완화되는 양상이다”며 “미국채 발행 계획 축소, 유가 레벨다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완화적인 스탠스에 이어 물가 안정세가 확인됐으며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앞서가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CPI 발표 이후 FED Watch 기준 5월, 6월 FOMC에서 금리인하 확률은 각각 65%, 89%로 레벨업했으며 연준은 물가 안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인하 기대를 제어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5월 금리인하를 시작해 2024년 100bp 금리인하를 컨센서스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의 연내 2600선 돌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과도한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과정에서 단기 등락은 감안해야겠지만 11월 중 2500선, 연내 2600선 돌파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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