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엑스코프리, 역성장 없이 시장 장악
2029년, 매출 10억달러 블록버스터 육성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바이오팜이 연내 흑자 달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국내 제품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올해 영업손실은 1분기 227억원, 2분기 189억원, 3분기 107억원으로 매분기 적자 폭이 감소했다.

영업손실이 개선될 수 있었던 까닭은 고마진 품목인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 4850만달러(약 1931억원)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2억 2100만달러(약 2873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수치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개발부터 미국 판매 허가까지 독자 진행한 약물이다.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엑스코프리가 미국에 발매된 2020년 2분기 매출은 21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 1분기 출시 1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2분기 403억원까지 급증했다. 단 한차례의 역성장 없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올 1분기 539억원, 2분기 634억원 등을 기록했다.

미국 내 신규 환자 처방 수(NBRx)의 증가 추세가 이어지며, 총처방(TRx)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1~9월 월간 NBRx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이로 인해 3분기 TRx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4% 증가했다. 

특히 엑스코프리의 지난 9월 미국 내 월간 처방 수는 2만 2985건으로, 경쟁 신약의 출시 41개월 차 평균 처방 수의 2배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엑스코프리 성장에 힘입어 SK바이오팜이 올 4분기 첫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한 1030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이라며 “자체 제품 판매로 인한 첫 흑자전환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엑스코프리의 내년 미국 매출은 올해보다 68% 증가한 3억 7100만달러(약 4억 8230억원)가 기대된다“고 했다.

허 연구원은 “TV 광고 비용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올 4분기 흑자전환 이후 내녀 매분기 흑자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처방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 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첫 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월 처방 건수를 3만건으로 끌어올려 미국 뇌전증 치료제 처방 1위로 만들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출시 9년차인 오는 2029년, 연간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은 6억달러(약 78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뇌전증 전문의에서 일반 신경 전문의으로 프로모션 대상을 넓히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게 회사 측 전략이다. 이에 더해 AI(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툴을 도입하고, 2025~2026년 적응증과 연령 확대를 추진해 또 한 번 퀀텀점프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 경쟁약인 ‘빔팻’의 출시 10년차(2018년) 매출이 9억 7000만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미래 매출 달성을 위해 경쟁사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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