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SSG 랜더스 제공
이지영. /SSG 랜더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지난 2년간 프로야구 SSG 랜더스에 포수 포지션은 ‘아킬레스건’이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팀이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2시즌 SSG 포수진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0.04(9위),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도)는 0.842(9위)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WAA는 1.272(4위)로 올랐으나 WAR은 -0.39(9위)로 오히려 더 떨어졌다. 지난해 포수진 WAR 마이너스를 기록한 팀은 SSG와 KIA 타이거즈(-1.10) 두 팀뿐이다.

올겨울 SSG 구단은 안방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1군 경험이 어느정도 있는 박대온(29)과 신범수(26)를 데려왔다. 박대온과 신범수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각각 295경기와 96경기를 뛰었다.

SSG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전 포수 김민식(35)도 반드시 잡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재원(36)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고 이흥련(35)이 은퇴한 터라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가 필요했다.

그러나 SSG와 김민식의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잔류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계약 규모에서 이견을 보였다. SSG는 12월 말 3번째 만남에서 최종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김민식 측은 한동안 침묵하다 지난 4일 보장 금액을 4억 원 더 올려달라며 역제안했다. 결국 SSG는 김민식과 계약이 쉽지 않다고 보고 플랜B로 선회했다.

SSG의 플랜B는 이지영(38) 영입이었다. SSG는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키움에 현금 2억5000만 원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FA 이지영을 데려왔다.

인천 토박이로 제물포고를 졸업한 이지영은 2008년 삼성 라이온즈의 육성 선수로 입단해 2009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았다. 삼성에서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영광을 누렸고, 2019년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1270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80, 942안타, 368타점을 기록했다.

1군에서 1000경기를 넘게 뛴 이지영은 젊은 포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다. SSG 구단은 “16년간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했고, 우수한 기량을 보유한 이지영이 구단의 투수진을 이끌어주고 젊은 포수진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즈키 후미히로 코치. /SSG 제공
스즈키 후미히로 코치. /SSG 제공

SSG의 과제는 이지영이 안방을 지키는 동안 차세대 주전 포수를 키워내는 것이다. 11일 SSG 신임 배터리 코치로 영입된 스즈키 후미히로(49) 코치가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2013년 은퇴 후 2023년까지 오릭스와 KT 위즈에서 11년간 배터리코치 및 육성코치를 지냈다.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 등 젊은 포수들의 빠른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SSG 관계자는 “이번 비시즌에 포수 포지션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포수진이 강해지려면 젊은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 어린 포수들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험과 노하우 있는 지도자가 필요해서 스즈키 코치를 영입했다. 스즈키 코치는 이숭용(53) 감독이 KT 시절부터 지켜본 분이다. 스마트하고 선수들과 소통에 능한 분이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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