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연간 생활물가지수 3.9% 상승...금액 줄이는 소비자↑
알리·테무 등 '가성비' 내세워 한국시장 공략...중국 직구 1조 4000억 규모
이커머스 업계, 1천원·1만원 상품 기획관 오픈
대형마트도 가격 역주행, 물가 안정 프로젝트 등 실시
위메프 제공
위메프 제공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값싼 제품을 경쟁력으로 고물가로 위축된 국내 소비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가도 '가격'으로 맞수를 두는 분위기다. 백원 단위의 상품 기획전, 천원 패션 전문관, 20년 전 가격 역주행 등 이른바 '초처가 마케팅'에 돌입하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생활물가지수는 114.80로 전년 대비 3.9% 상승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생활물가지수는 3년 새 13.7% 급증했다. 3년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11.6%보다도 2.1% 높은 수치다.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한 푼이라도 금액을 줄이기 위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단연 값싼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천원마트, 꽁돈대첩 등의 코너에서 1만원 미만의 상품을 선보이며 무료배송, 도착보장 등의 혜택을 보장하는 식이다. 실제로 알리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G마켓(582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넘어서기도(613만명) 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이용자 수가 336만명에서 약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비슷한 테무의 한국 시장 내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해 7월 론칭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2023년 가장 많이 성장한 앱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 소비자들이 쇼핑 앱 등을 통해 중국에서 직접 구매한 금액은 1조4000억원 규모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산 제품은 질이 낮다는 인식과 가품논란이 여전히 따라붙고 있지만, 다양한 상품군과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비용이 저렴한 쪽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이 기울고 있다. 

이에 국내 유통가는 최근 소비 동향을 분석해 값싼 상품들을 모아둔 기획전을 오픈하면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티몬 제공
티몬 제공

위메프는 최근 저가 패션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1년간 고객 구매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 1위가 SPA브랜드였고, 해당 브랜드의 매출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또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이월상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며 관련 매출이 73%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위메프는 1만원이 넘지 않는 상품들을 모은 초저가 실속형 패션 전문관인 '99샵'을 신설했다. 매일 990원의 상품을 추천하고 9,900원 이하 패션/잡화 상품 600여개를 한 자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11번가 또한 지난해 9900원 이하 생활·주방·스포츠·반려동물용품 등을 모아놓은 가성비 전문관인 '9900원샵'을 오픈했다. 전 상품에 대해 무료배송을 제공하고 있어 알뜰한 쇼핑을 즐기는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1만원이 아닌 1천원의 시대도 열렸다. 티몬은 950원부터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초저가 상시 패션 기획관 '59샵'을 오픈하고 저가 패션시장 공략에 나섰다. 590원, 5,900원 등 초저가 패션 아이템을 비롯해 50% 이상 할인하는 의류·잡화류 등 160여 개 특가딜을 한데 모았다.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제공

대형마트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마트는 올해 주요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에 제공하는 '가격 파괴' 행사를 연중 내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첫 달 행사가 시작된 뒤 일주일 만에 행사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부터 300% 이상 늘었다. 

오는 2월에는 30여년 전 이마트가 처음 문을 연 1993년 수준에 버금가는 파격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은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홈플러스 또한 2022년부터 꾸준히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와 협력해 990원에 애호박을 단독으로 내놓았다. 지난 11일에는 미국산 계란 19,000판 물량을 확보해 30구에 4,99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산 계란 30구 평균 판매가 대비 약 30% 낮은 가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만큼 생활 '가성비', '초저가' 등 키워드를 내세워 생활 물가를 낮추는 상품들이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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