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화점3사, VIP 선정 구매 금액 기준 상향
VIP는 백화점 매출 '핵심고객'...지속적 관리 및 혜택으로 차별화
코로나 이후 명품 보복소비 증가...VIP 고객도 크게 늘어
"핵심고객 효율적 관리 위해 상향 조정 불가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국내 백화점업계가 내년도 우수고객(VIP) 선정을 위한 구매 금액 기준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고가품 및 명품 소비가 지속되면서 늘어나는 VIP 고객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방침이다. 

VIP 문턱을 높이고 소수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핵심 고객을 잡아 둘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소비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대형 백화점 위주의 매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중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2조 원 매출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더현대 서울 또한 지난해 초 백화점 최단기간 연매출 1조 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백화점 성장세에는 주로 고가품을 구매하는 VIP 고객들의 공이 크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롯데백화점 본점 VIP 고객(연간 2500만원 이상 소비)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3조원' 역사를 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또한 지난해 구매 고객 중 VIP 고객 비중이 절반(49.9%)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VIP 고객이 백화점 매출 증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백화점들은 특별한 혜택을 마련해 VIP 고객을 잡아두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보복 소비로 인한 명품 구매가 늘어나고, 명품 가격도 잇따라 오르면서 VIP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올해 VIP로 선정된 인원이 50%가량 더 많다고 보고 있다.

효율적 고객 관리가 어려워진 백화점들은 내년도 VIP 고객 선정을 위한 기준 변경안을 속속히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 VIP 전용 바
롯데백화점 VIP 전용 바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VIP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도 VIP 선정을 위한 기준 변경안'을 안내했다. 

기존 신세계는 구매실적 상위 999명을 트리니티 등급으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하고, 연간 구매 금액이 1억원 이상과 6천만원 이상인 고객을 다이아몬드 등급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나 올해 구매 금액으로 산정되는 내년 VIP부터 다이아몬드 등급 구매 금액을 7천만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트리니티와 다이아몬드 등급 사이에는 연간 구매 금액이 1억2000만원인 새로운 등급도 신설했다. 기존 4000만원 이상만 구매하면 됐던 플래티넘 고객은 앞으로는 5000만원 이상 써야 한다. 골드 등급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기준이 높아졌다. 

현대백화점도 내년도 VIP 산정을 위한 기준액수를 일부 올렸다. 기존 1억2000만원 이상 구매가 조건이었던 자스민 블랙 등급은 올해부터는 1억500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자스민 블루는 8000만원 이상에서 1억원으로, 자스민은 5500만원에서 6500만원 이상으로 각각 기준이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이미 VIP 등급 기준을 소폭 상향했다. 올해부터 적용되어 내년에도 유지될 예정이다. 4000, 6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부여했던 에비뉴엘 퍼플 기준 금액을 각 1000만원씩 높였다. 에비뉴엘 오렌지는 1800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으로, 에비뉴엘 그린은 4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각각 상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VIP 급증으로 라운지 이용도 대기시간이 필요할 정도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차단하고 충성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준 상향은 불가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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