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우영. /LG  제공
LG 정우영. /L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당연히 올겨울 LG의 연봉 협상엔 훈풍이 불었다. 우승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이뤄졌고, 많은 선수들이 달콤한 보상을 받았다.

그러나 LG 불펜의 핵인 정우영(25)은 연봉 삭감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연봉 4억 원에서 8000만 원이 깎인 3억2000만 원에 재계약 했다. 팀 내 재계약 대상자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삭감됐다.

2019년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고속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발돋움했다. 데뷔 첫해 56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를 기록하며 1997년 이병규(50ㆍ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 이후 22년 만에 LG 출신 신인왕에 등극했다. 2020년 20홀드, 2021년 27홀드를 올렸고, 2022시즌엔 35홀드를 기록하며 생애 첫 홀드왕에 올랐다.

브레이크 없이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좌절을 맛봤다. 60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11홀드, ERA 4.70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퀵모션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등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주려다 시즌을 망쳤다.

지난해 시련을 겪은 정우영은 절치부심하며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15일 팔꿈치 뼛조각 골극 제거 수술을 받아 팔 통증의 원인을 제거했다. 팔꿈치 통증에서 해방돼 올 시즌 마음껏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재활 중인 정우영은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기 위해 손주영(26), 김윤식, 이상영(이상 24), 이지강(25), 강효종(22) 등과 함께 20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조기 출국했다.

정우영에겐 어느 때보다 동기 부여가 확실한 시즌이다. 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품고 있다.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은 MLB에서도 통할 구종으로 꼽힌다. 염경엽(56) LG 감독도 “기본적인 자질만 보면 정우영이 고우석(26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MLB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정우영의 빅리그 진출 꿈은 최근 들어 더 커졌다. 올해 절친한 선배인 고우석이 MLB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빅리그 도전 의지를 굳혔다. 정우영은 2025시즌까지 무사히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갖춘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구단에 포스팅을 미리 요청할 전망이다.

LG로서도 정우영의 반등이 절실하다. LG는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인 불펜 필승조가 와해된 상태다. 고우석은 MLB에 진출했고, 함덕주(29)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반기 출전이 어렵다. 전천후 오른손 투수 이정용(28)은 군복무를 위해 지난해 12월 상무에 입대했다. 핵심 자원들이 대거 빠져나간 상황이어서 정우영의 반등 여부가 중요해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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