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상의 1500개사 대상으로 ‘기업물류비 실태조사’ 진행
냉동·냉동제품 물류비 6년간 4.6배 확대, 시장규모도 5.1배 성장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국내 기업들이 1만원짜리 제품을 팔면 물류비로 690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은 물류비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를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 및 도·소매업체 약 15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도 4분기에 실시한 ‘기업물류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6.9%로 조사됐다.

2010년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된 기업물류비 실태조사는 2017년 승인변경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대한상의가 격년으로 실시하고 있다.

규모별로는 매출액 500억 미만 중소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매출액 3000억 이상 기업의 물류비인 4.4%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워 물류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와 ‘소매업’의 물류비가 각 10.9%, 10.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음식료품은 상품유통 과정에서 포장비가 많이 들고 추가적으로 냉동·냉장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매업은 특성상 주문, 배송, 반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과 업무량이 필요해 물류비가 높게 산출됐다.

영역별 물류비를 살펴보면, 소매업의 판매물류비 비중은 44.5%로 전체 평균인 40.4%과 비교해 4%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버스(회수·폐기·반품) 물류비 비중인 11.5%까지 반영 시 56.0%로 전체 물류비의 절반 이상을 상품을 판매·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류비 중 온도에 영향을 받는 냉장·냉동 정온제품을 취급하는 물류비 비중이 2016년 7.9%에서 2022년 36.3%로 6년간 4.6배 확대됐다. 대한상의는 “콜드체인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콜드체인은 식료품을 산지로부터 가정까지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저온으로 운송하는 유통체계다.

실제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품목 중 콜드체인이 동반되는 음·식료품, 농축수산물, 음식서비스 상품군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1%씩 증가하면서 6년간 시장규모가 13.2조원에서 67.1조원으로 5.1배 성장했다.

이상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선식품 외에도 산업재 부문에서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등 특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제품을 관리해야 하는 정온물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상품을 저장, 수송, 유통하는 공급망 전 과정에서 온·습도 이력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콜드체인 기술과 시스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이 꼽은 물류비 절감 방안으로는 ‘체계적인 물류비 산정 관리’가 37.6%로 가장 많이 응답됐다. 이어 ‘배송빈도·적재율 향상’ ‘재고관리 강화’ ‘물류정보화·표준화·자동화‘ ‘수·배송 경로 개선’ ‘물류 아웃소싱’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물류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자금 융자 등 지원 확대’가 37.6%로 가장 시급한 요청으로 드러났다. 그 뒤로는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 등 운영시스템 개선’ ‘물류 전문기업 육성’ ‘차량 및 기반시설 등 첨단 물류시스템 개발 및 보급’ 순으로 집계됐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중소기업은 공동물류를 통해 물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중소기업 간 물류협업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유통기업에 대해서는 유통물류시설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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