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선수단,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툼 벌여
국가 대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
코트디부아르의 세레이 디에, 국가 제창과 함께 뜨거운 눈물 흘려... 한국 대표팀과 상반된 모습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연합뉴스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국가대표란 ‘다른 나라와의 교류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정의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영광스럽지만,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다. 축구를 포함, 모든 스포츠에서 한 번 쯤은 경기 시작 전후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선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가대표’라는 자리에 영광스러움을 나타낸 대표적인 선수가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코트디부아르의 세레이 디에다.

디에는 브라질 월드컵 C조 2차전 콜롬비아전 시작 전 국가 제창과 동시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디에의 눈물에 이유는 없었다. 단지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영광스러웠을 뿐이다. 디에는 “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며 “감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C조 2차전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디에. /연합뉴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C조 2차전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눈물을 흘리는 디에. /연합뉴스

반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국가에 큰 망신을 준 사례도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참가한 프랑스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한국이다.

당시 프랑스는 레몽 도메네크 감독의 지휘 아래 월드컵에 참가했으나 대회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감독은 선수단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선수단 내부는 파벌이 갈렸다.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는 팀에서 쫓겨나 귀국길에 올랐다. ‘원팀’을 이루지 못한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 2패를 한 채 짐을 쌌다.

프랑스 국민은 분노했다. 부진한 성적도 원인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국가 망신을 가져다준 이유가 크다.

프랑스 국회는 도메네크 감독과 장-피에르 에스칼레트 프랑스축구협회장을 국회 청문회장에 불러 세웠다. 프랑스 국회는 “국가적인 문제로 부상한 이 사태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진상 조사에 나서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강인. /KFA 제공
이강인. /KFA 제공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한국도 프랑스와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주장’ 손흥민(32)과 막내뻘 이강인(23)이 중요한 4강전을 앞두고 몸싸움을 벌인 것이 드러났다.

요르단과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젊은 선수들이 식사 후 탁구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뜨자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선수들에게 함께 하라고 지적했다.

‘일부 젊은 선수’에는 이강인도 있었다. 손흥민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과의 언쟁이 오갔고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가 잘 치러질 수 없었다. 한국은 대회 내내 느슨한 조직력으로 비판받았다. 이후 치러진 4강전에서는 유효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며 0-2 완패를 당했다.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한 지도력에 선수단 관리 부실 문제까지 드러났다. 무너진 팀워크마저 드러나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은 더욱더 커졌다. 선수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다.

더 부끄러운 사실은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 간의 낯 뜨거운 다툼이 해외에서 먼저 알려졌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이 14일 처음 보도해 세계적인 망신살을 뻗쳤다. 대표팀 선수들은 디에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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