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편지 통해 은퇴 시사…"마이크 내려놓는다" 언급
(왼쪽부터) 나훈아, 은퇴 시사 편지. /예아라 제공
(왼쪽부터) 나훈아, 은퇴 시사 편지. /예아라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가황'(歌皇) 나훈아가 데뷔 58년 만에 은퇴를 시사하면서 가요계 안팎이 충격에 빠졌다. 나훈아는 27일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진리를 따르고자 한다" "마이크를 내려놓겠다"고 언급하며 마지막 콘서트 일정을 공개했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임 그리워', '강촌에 살고 싶네', '물레방아 도는데'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부산 출신인 그는 목포 출신 남진과 각각 경상도와 전라도를 대표하며 1970년대 가요사에서 서로 다른 외모와 음악 스타일로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1년 만의 컴백에서 새 앨범 '드림 어게인'(Dream again)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보여줬고 매해 신보를 발매하거나 콘서트를 열면서 꾸준히 무대 위에 올라 '노년돌'로 불렸다.

또한 지난 2020년 추석 연휴 KBS 2TV에서 방송한 공연 '2020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테스형!'을 불러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압도적인 가창력과 쇼맨십으로 매 공연마다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등 관객을 사로잡은 나훈아는 한국적인 정서를 녹인 곡을 직접 만들고 화려한 공연 무대를 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음은 나훈아의 편지 전문> 

고마웠습니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습니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저에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 주셨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은 소리로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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