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양극재 이어 음극재도 잠재력 보유…글로벌 생산기지로 도약 가능성↑
세계 주요국이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글로벌 공급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세계 주요국이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글로벌 공급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세계 주요국이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글로벌 공급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 구축 가능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한국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기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배터리 공급망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공급망 주요 단계별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와 셀 생산의 각각 60%, 75%를 차지하고 있고 양극재와 음극재도 글로벌 생산의 각각 80%와 70%을 상회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중국에 비해 취약한 공급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약한 분야는 음극재로 2022년 기준 배터리 음극재 주요 업체별 매출 점유율을 살펴보면 포스코 정도만 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음극재 매출은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분야는 양극재로 글로벌에서 1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코프로는 2022년 기준 글로벌 양극재 시장 점유율 7%를 차지하며 세계 1위을 기록했고, LG화학은 5%, L&F가 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배터리 공급망 중 광물 매장량은 여러 국가에 분산돼 있어 중국 집중도가 높지 않다”며 “중국의 생산비중이 높은 제련 부문은 제련 기술이 어렵지 않아 한국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동시에 음극재도 국내 생산 기업이 있어 공급망 생산기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공급망 생산기지 역할을 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2년 음극재 소재인 인조 흑연 생산을 본격화 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인조 흑연을 활용한 음극재 생산도 올해 상반기 목표로 추진 중이다.

수산화리튬, 니켈, 코발트 등 광물질과 전구체 생산 능력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은 수산화리튬의 국내 생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황산니켈도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가 생산하고 있는 중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김경훈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다만 정부가 기업들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시설투자에 세액공제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액공제 혜택은 영업이익이 발생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배터리 산업처럼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이익을 내기까지 상당기간이 걸리는 경우에는 투자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투자세액 직접환급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직접환급제도는 기업이 투자금에 대한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보유한 자원과 기술을 이용해 가능한 소재·부품, 광물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광물은 수입을 다변화하는 전략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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