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월 5500원, 정규 시즌 기간은 10개월… 한 해에만 구독료 5만5000원 필요
프로야구 팬들 반응 부정적인 이유, 중계, 콘텐츠 등의 긍정적인 변화 없는 것을 우려
중계의 질적 향상은 물론 다양한 야구 콘텐츠까지 마련 필요
2023년 3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많은 관중이 입장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3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많은 관중이 입장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이제 프로야구 팬들은 중계를 보기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CJ ENM의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이 프로야구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KBO리그 중계의 질적 향상은 물론 다양한 야구 콘텐츠까지 마련돼야 한다.

월 5500원. KBO리그를 돈 내고 봐야 하는 유료 시청 시대가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CJ ENM과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3년간 CJ ENM의 동영상 OTT 서비스인 티빙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다.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 체결 소식은 프로야구 팬들에게 엄청난 화제가 됐다. 기존 통신·포털 연합이 유무선 중계권을 가지고 있을 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프로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었지만 이제 돈을 내고 보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를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생중계로 보기 위해선 티빙에서 판매하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티빙에 따르면 KBO리그 전 경기를 1080P 이상의 화질로 볼 수 있고, 야구 경기 외에도 드라마와 영화 등 티빙이 보유한 16만 개 이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이 열리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08.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이 열리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1.08.

월 5500원의 구독료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한 시즌 전체를 온전히 보려면 한 달만 결제해선 안 된다. KBO리그 정규 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기간은 약 10개월(3월 말~11월 초)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야구 팬은 KBO리그를 보기 위해 한 해에만 구독료 5만5000원(월 5500원 10개월 치)을 티빙에 내야 한다.

프로야구가 인기몰이하는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중계하는 OTT ‘MLB.TV’의 월 구독료는 29.99달러(약 4만 원)다. 매주 금요일 MLB 2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애플티비 플러스도 월 구독료 9.99달러(약 1만3000원)를 내야 한다. 일본프로야구(NPB)를 중계하는 OTT 다즌(DAZN)의 월 구독료는 2300엔(약 2만 원)이다.

그럼에도 프로야구 팬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안 좋다. 오랜 기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무료로 야구를 보던 팬들 입장에서는 일단 부정적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됐다고만 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다. 팬들은 유료화 전환 이후에도 중계, 콘텐츠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없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팬인 대학생 최 모 씨는 본지에 “무료에서 유료가 돼서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다. 유료화에 맞는 중계, 콘텐츠 퀄리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유료 결제를 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당연히 지갑을 열 것이다. 하지만 팬들이 기대한 수준에 못 미친다면 결제를 계속해서 망설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티빙, KBO. /티빙 제공
티빙, KBO. /티빙 제공

답은 나왔다. KBO와 티빙은 팬들이 만족할 만한 중계의 질적 향상과 야구 콘텐츠를 제공하면 된다. 그러면 프로야구 팬들의 지갑은 자연스레 열린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OTT 최초로 프로축구 K리그 전 경기 중계를 시작하며 축구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축구의 본질을 유지하며 시청의 재미를 더한 ‘쿠플픽’ 중계방송과 양질의 중계를 위한 기술 지원, 실시간 경기를 분석하는 데이터 제공까지 해 중계와 콘텐츠 퀄리티를 한층 더 끌어 올리며 축구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팬들은 만족할 만한 중계 퀄리티와 콘텐츠가 있다면 지갑을 연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티빙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돈을 내는 대신 팬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티빙은 정규 시즌에 주 1회 한 경기씩 선정, 경기 시작 최소 40분 전부터 진행하는 프리뷰 쇼와 경기 종료 후 리뷰 쇼, 감독·선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야구 중계를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여 생중계를 진행하는 'TVING SUPER MATCH'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이번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통해 야구를 사랑하는 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쇼츠 영상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KBO리그 경기 영상은 지난 5년간 야구팬들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활용이 제한됐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야구팬들이 각종 '밈'과 '움짤'을 적극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KBO 사무국은 “신규 야구 팬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팬들의 다양한 영상 활용을 통해 코어 팬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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