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브랜드 전용관 '케이베뉴' 신선식품 판매 돌입
수수료 면제, 그로서리MD 채용 등 중소 셀러 확보에 집중
토종 이커머스, 수수료 인하, 물류센터 지원 대응책 마련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판매 화면 캡처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판매 화면 캡처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중국발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신선식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산품 위주로 '초저가' 판매 전략을 펼치며 한국 시장을 무섭게 침투한 알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지역 기반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중소셀러들의 알리 입점이 가시화되면서,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도 본격적인 '셀러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최근 국내 브랜드 상품 전용관인 '케이베뉴(K-venue)'를 통해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입점 판매자가 상품을 직접 올리고 배송까지 담당하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서 알리는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는 셀러를 대상으로 '케이베뉴' 입점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경상남도 통영에 기반한 주식회사 위플, 대전광역시 본사를 두고 있는 크레이브인터내셔널 등의 국내 셀러들이 알리의 제안에 응답했다. 이들은 현재 알리에서 과일 및 채소, 육류 등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신선식품 셀러를 향한 알리의 공세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알리는 온라인 그로서리 및 리테일 분야서 8년 이상 경력을 가진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 채용 공고를 내면서 신선식품 카테고리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론칭한 '케이베뉴'의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국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입점 및 판매 '수수료 0%'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일부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도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은 있지만, 판매 수수료까지 면제인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캡처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화면 캡처 

일각에서는 알리가 주로 '공산품' 위주로 몸집을 키워온 '중국발 이커머스'라는 점에서 신선식품을 파는 국내 중소 셀러들의 입점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반응도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관리 및 절차가 어려울 것이란 인식과 여전히 남아있는 저품질 상품 판매 이미지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불경기 속 판매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지속됐다. 이들 사이에서도 보다 많은 플랫폼에 입점을 희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더군다나 중소 셀러 입장에서는 '수수료 제로'인 알리의 입점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  
 
올해를 시작으로 알리와 중소 셀러들의 접촉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입점 여부를 검토 중인 셀러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입점 셀러들의 지원 혜택을 강화하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G마켓은 지난 4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대상으로 운영하는 익일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에 냉동식품을 추가했다. 판매자가 별도로 물류센터를 섭외하고 이용했던 기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재 냉동 상품을 대상으로 저온센터를 가동, 상품을 입점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냉장상품까지 영역을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G마켓은 지난 4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대상으로 운영하는 익일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에 냉동식품을 추가했다. / G마켓 제공
G마켓은 지난 4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대상으로 운영하는 익일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에 냉동식품을 추가했다. / G마켓 제공

롯데온은 디지털가전 일부 카테고리 판매자의 판매 수수료를 9%에서 5%로 일괄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존 입점 셀러부터 신규 입점 셀러 등 모든 셀러에게 조건 없이 적용한다. 또한 다른 명목의 비용을 청구하거나 셀러의 입점 기간 및 거래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등의 조건도 모두 없앤다. 롯데온은 해당 정책을 단발성 프로모션이 아닌 장기간의 프로젝트로 운영할 방침이다. 
 
11번가는 지난달부터 AI(인공지능)로 셀러에게 상품 판매를 위한 최적의 정보를 지원하는 유료 서비스 'AI셀링코치'를 도입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템찾기' '상품진단하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셀러들의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알리의 '수수료 면제' 조건이 중소 셀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입점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경쟁 업체서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알리의 국내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입점 자체를 홍보수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