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전담 ASB 사업팀 구성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 특허 1,331건 보유
안정성, 에너지 밀도, 충전 성능이 성패 가를 듯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 한스경제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 한스경제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개발에 속도를 올리며,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 도요타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 한일전으로 불릴 만큼 양사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은 가속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연성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해 발화와 폭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안전성이 높은 배터리다. 전해질을 고체로 사용해 화재의 위험이 낮고 고온 안정성이 높아 극한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덴드라이트 문제를 억제할 수 있고, 고용량‧고안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어 향후 배터리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배터리로 분류된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는 삼성SDI가 가장 가파르다. 삼성SDI는 작년 고주영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ASB(All Solid Battery) 사업팀을 구성하고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단위 부피당 리튬이온의 흐름(이온 전도도)을 가장 빠르게 높일 수 있는 황화물계 기술을 채택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 P5와 비교해 약 40% 정도 향상된 에너지밀도 900Wh/L를 실현한다는 구상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A·B·C 샘플을 차례로 생산할 계획이다. A샘플은 시제품, B샘플은 차량에서 작동하는 엔지니어링 샘플, C샘플은 상용화 직전 단계 배터리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ASB 사업팀장)은 7일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킬 배터리”라고 정의하며 “지금의 배터리 기술로는 내연기관 5분 주유, 600km 주행거리를 넘어설 수 없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단계로 에너지 밀도 한계를 뛰어 넘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ASB는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Anode-less)을 적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실현했다. 무음극 기술로 음극에서 생성되는 ‘덴트라이트’ 현상을 차단했다는 평가다. 덴트라이트는 금속 표면에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나뭇가지 형태 결정으로, 배터리 화재와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된다.

고 부사장은 “무음극은 음극 활물질이 없이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으로 셀을 운용하는 것으로 이 점이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의 차별화 요소”라며 “에너지밀도가 높은 전고체 배터리는 동일한 팩을 만들었을 때 부피가 작아 전기차에 적용했을 때 전 보다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차무게도 가볍게 하는 장점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부사장은 “지금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무거운 전기차를 가볍게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면 이런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양산라인 규모는 상반기에 결정할 계획으로, 현재 3곳의 OME과 프로젝트도 협의 중으로 공급망 구축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샘플 / 연합뉴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샘플 / 연합뉴스

도요타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특허 건수 글로벌 10위 기업 중 6개가 일본 기업으로 특히 도요타는 1,331건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2020년 처음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으로 시험 주행을 진행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통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성능을 10분 이하 충전, 1200㎞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 목표도 2027년으로 잡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성패는 누가 더 안정성, 에너지 밀도, 충전 성능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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